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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04> 是非無所定

옳음과 그름은 정해져 있지 않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03 19:56:20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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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을 시(日-5) 그를 비(非-0) 없을 무(火-8) 바소(-4) 정해질 정(宀-5)

중국의 우한이 전격적으로 봉쇄되고 통제되었음에도 한국에서는 2월 초까지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공포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정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재빠르고 적절한 대처에 오히려 안도감을 느낄 정도로 별일이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이 펼쳐지자 둑이 무너지듯 안도감도 무너지고 공포심이 확산되었다. 이에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정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다며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던 야당도 정부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정부를 지지하던 시민 가운데서도 비난하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한편, 확진자 수가 순식간에 1000명을 넘고 2000명을 넘었음에도 외신이나 수많은 전문가는 한국의 진단 능력과 투명한 정보 공개, 민주적 책임 시스템 등에 대해 호평하거나 칭찬한다. 또 야당의 주장과 달리 외신에서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이 무너진 데는 신천지와 보수 정치가 한몫을 했다고 자세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기만과 통제의 중국 정부, 꼼수와 糊塗(호도)로 일관하는 일본 정부 등 각국과 비교하면서.

이렇듯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나라 안팎에서 상반되는 평가와 논조가 나온다.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떤 사안에서든 是是非非(시시비비)는 있을 수 있고, 정부가 민주적으로 운영될수록 또 사회가 민주적일수록 상충하는 목소리도 많아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반드시 합리적인 사고로 논리적인 근거 위에서 시시비비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기질과 취향, 감정과 태도 따위가 크게 작용한다. 대화나 토론이 격렬한 언쟁이나 극단적인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문자’(文子·노자의 사상을 부연한 후대의 책)에 나오는 다음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天下是非無所定, 世各是其所善, 而非其所惡.”(천하시비무소정, 세각시기소선, 이비기소오) “천하의 옳음과 그름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옳다고 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것은 그르다고 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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