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06> 涕泣沾襟

울고불고 하며 옷깃을 적시더니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05 19:41:0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눈물 흘릴 체(水-7) 울읍(水-5) 적실 첨(水-5) 옷깃 금(衣-13)

장자는 “物無非彼, 物無非是”(물무비피, 물무비시) 곧 “사물에는 저것 아닌 게 없고, 사물에는 이것 아닌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어떠한 사물이든 저것이기도 하고 이것이기도 하다는 뜻이니, 결국 어떠한 것도 고정된 것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말이며 단일하게 규정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게다가 그 사물은 진공 상태가 아닌 변화무쌍하고 복잡다단한 상황 속에 있으니, 한때의 판단과 규정이 어그러지는 데에는 하룻밤도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장자’ ‘제물론’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麗之姬, 艾封人之子也. 晉國之始得之也, 涕泣沾襟. 及其至於王所, 與王同筐牀, 食芻豢, 而後悔其泣也.”(여지희, 애봉인지자야. 진국지시득지야, 체읍첨금. 급기지어왕소, 여왕동광상, 식추환, 이후회기읍야) “여희는 애라는 곳의 국경지기 딸이었다. 진나라에서 그녀를 처음 데려갈 때에는 울고불고하여 옷깃이 흠뻑 젖을 정도였다. 헌데 왕의 처소에 이르러서 왕과 잠자리를 같이 하고 또 맛난 고기를 실컷 먹은 뒤에는 처음에 울었던 일을 후회했다.”

처음 낯선 땅으로 떠나던 여희는 울고불고했는데, 왕과 함께 먹고 자면서 새로운 즐거움에 빠지더니 운 것을 곧 후회했다. 이런 여희의 심사를 두고 비웃을 이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여희만 그렇게 돌변하는 게 아니다. 대개 그보다 하찮은 일에서도 돌변하는 게 사람 마음 아니던가? 이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참으로 즐거운 것이 아닐 수 있고, 사람들이 그르다고 여기는 것이 정말로 그른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일깨운다.

한 가지 더 있다. 즐거워하거나 싫어하는 마음만 변한 게 아니다. 그런 호오와 감정에 휘둘리는 여희의 처지 또한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국경을 지키는 하급 관리의 딸로서 화려한 도성의 삶을 꿈조차 꾸지 않았던 여인, 변방 거친 삶에 익숙했던 여인이 갑작스레 왕의 부인이 된 것이다. 고속 신분 상승을 한 셈이다. 예나 이제나 절대다수가 바라는 바 아닌가? 그러면 이제 여희는 꽃길만 걸으면 되는가? 여희의 바람이야 그러하겠지만, 그 바람대로 될까?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3. 3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4. 4“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5. 5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6. 6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9. 9[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10. 10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7. 7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8. 8[속보]유시민, 이 대통령 검찰개혁 "국민 속인 것"…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해
  9. 9[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상승…민주 38.7%·국힘 39.4%
  10. 10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8. 8“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9. 9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