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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09> 其惟春秋乎

오직 춘추를 통해 나를 판단하리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0 18:40:2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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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기(八-6) 오직 유(心-8) 봄춘(日-5) 가을 추(禾-4) 로다 호(丿-4)

한나라 때 통치 이념으로 자리 잡은 뒤로 거의 2000년 동안 막강한 영향력을 끼쳐 온 유교에서 ‘春秋(춘추)’는 경전이다. 역사서인 ‘춘추’가 경전의 반열에 오른 데에는 편찬자가 공자라는 사실이 크게 작용했다. 게다가 맹자의 말이 ‘춘추’의 권위를 더욱 확고부동하게 만들었다. ‘맹자’ ‘縢文公下(등문공하)’에 나온다.

“世衰道微, 邪說暴行有作, 臣弑其君者有之 子弑其父者有之. 孔子懼, 作春秋. 春秋, 天子之事也. 是故孔子曰, ‘知我者其惟春秋乎! 罪我者其惟春秋乎!’”(세쇠도미, 사설포행유작, 신시기군자유지, 자시기부자유지. 공자구, 작춘추. 춘추, 천자지사야. 시고공자왈, ‘지아자기유춘추호! 죄아자기유춘추호!’) “세상이 쇠퇴하고 도리가 미약해지자 그릇된 학설들과 포악한 행위들이 다시 일어나서 신하가 그 군주를 시해하고 자식이 아비를 죽이는 일이 일어났다. 공자는 이를 두려워하여 ‘춘추’를 지었다. ‘춘추’를 지어 기리거나 내치는 것은 천자가 하는 일이다. 이런 까닭에 공자는 ‘나를 알아주는 것도 오직 ‘춘추’를 통해서요, 나를 꾸짖는 것도 오직 ‘춘추’를 통해서 하리라!’라고 말했다.”

사실 ‘춘추’를 공자가 지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춘추’는 춘추시대 魯(노)나라의 연대기인데, 당시에는 궁중의 史官(사관)이 기록을 맡아 했을 뿐만 아니라 아무나 열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맹자가 말했듯이 “‘춘추’를 지어 기리거나 내치는 것은 천자가 하는 일”이었으니, 공자가 편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설령 공자가 손을 댔다고 해도 이미 있던 기록들을 나름대로 발췌하여 편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서술 또한 지극히 형식적이고 간략해서 후대 사람들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맹자가 ‘춘추’는 공자가 지었다면서 “나를 알아주는 것도 오직 ‘춘추’를 통해서요, 나를 꾸짖는 것도 오직 ‘춘추’를 통해서 하리라”는 공자의 말까지 인용하는 바람에 ‘춘추’와 공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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