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0> 莫盡信書

서경이라도 죄다 믿어서는 안 된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1 18:38:18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말막(艸-7) 죄다 진(皿-9) 믿을 신(人-7) 서경 서(日-6)

동아시아의 수많은 문인과 학자들은 ‘춘추’의 서술 태도를 두고 ‘대의명분을 밝히고 세우는 준엄한 필법’ 곧 ‘春秋筆法(춘추필법)’이라 일컬으며 본받으려 애썼다. 이 춘추필법은 불충한 신하들과 불효한 자식들인 亂臣賊子(난신적자)들을 두려워 떨게 만드는 필법이라 한다. 그러니 누가 감히 ‘춘추’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 아니, 비판은커녕 의문조차 가질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러면 유교에서 경전처럼 떠받드는 ‘춘추’는 어떠한 결함도 없는 역사서인가? 사실 경전이라 생각하면서 읽더라도 어딘지 어색하고 거칠고 부적절한 부분, 의심스런 부분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경전’이라는 권위에 눌려서 별다른 의심을 더 하지 못하고 넘어가버리기 일쑤다. 과연 그렇게 읽고 넘어가는 것이 적절하고 타당한가? 권위에 눌려서 무작정 떠받드는 것은 공자도 맹자도 모두 단호하게 배척한 일 아닌가?

‘맹자’ ‘盡心下(진심하)’에 나온다. “盡信書, 則不如無書. 吾於武成, 取二三策而已矣.”(진신서, 즉불여무서. 오어무성, 취이삼책이이의) “‘尙書(상서)’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상서’가 없느니만 못하다. 나는 <무성>에서 두세 쪽만 취할 뿐이다.” ‘상서’는 곧 ‘書經(서경)’이며, ‘춘추’와 같이 유교의 경전으로 일컬어진다. 그렇다면 ‘상서’라는 경전의 내용은 아무런 의심이 없이 그대로 믿어야 하지 않겠는가? 맹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아주 분명하게 말했다. 곧이곧대로 믿는 것은 도리어 그 존재를 무가치하게 만든다면서.

물론 곧이곧대로 믿지 않기란 쉽지 않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감정에 휘둘려서 뻔히 보이는 옳고 그름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게 사람인데, 떠받들며 본받아야 하는 경전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면 의혹을 제기하는 일이 쉽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 애써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배워도 참된 앎에 이르지 못한다. 그뿐이면 다행이다. 대개 눈과 귀가 점점 닫히면서 확신만 강해진다. 盲信(맹신)하고 固執(고집)한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워터펌프 쏴도 안 나가는 부캉이
  3. 3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4. 4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5. 5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6. 6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7. 7“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8. 8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9. 9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2. 2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3. 3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4. 4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5. 5‘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6. 6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7. 7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8. 8“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9. 9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0. 10“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3. 3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6. 6“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9. 9주가지수- 2026년 9월 29일
  10. 10[한 손 뉴스] 수과원, 스마트폰서 AI가 고등어 어장상황 예측 서비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3. 3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4. 4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신통이의 신문 읽기] 친근해진 ‘부캉이’…캐릭터로 그려볼까요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순항…도남권역 민자유치 속도전
  10. 10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8. 8‘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9. 9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