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3> 懷疑不展

의심을 품어도 펴지 못하게 해서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6 18:40:00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품을 회(心-16)의심 의(疋-9)아닐 불(一-3)펼전(尸-7)

유지기는 공자와 자로 사이에 있었던 일(<612> 참조) 외에 또 하나를 더 들었다. ‘논어’ ‘양화(陽貨)’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공자가 武成(무성)에 갔다가 그곳 수령으로 있던 제자 子游(자유)가 거문고에 맞춰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 공자는 빙그레 웃으며 자유에게 말했다. “割鷄, 焉用牛刀?”(할계, 언용우도?)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권위를 내세우는 스승의 물음이었다면, 제자는 그 웃음을 조롱으로 여기고 그저 머쓱해 하면서 머리만 긁적거렸을 것이다. 또는 스승이 평소에 갑질하는 이였다면, 제자는 그 웃음을 힐난으로 여겨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안절부절못하며 눈치를 살폈을 것이다.

그런데 자유는 이렇게 대답했다. “昔者, 偃也聞諸夫子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석자, 언야문저부자왈, ‘군자학도즉애인, 소인학도즉이사야.’) “예전에 제가 스승께서, ‘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을 아끼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쉽게 부리려 한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공자는 곁에 있던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偃之言是也. 前言戲之耳.”(언지언시야. 전언희지이) “언(자유)의 말이 옳다. 앞서 한 말은 우스개였다.”

이런 공자의 일화를 듣고 유지기는 말했다. “斯則聖人之設敎, 其理含弘, 或援誓以表心, 或稱非以受屈. 豈與夫庸儒末學, 文過飾非, 使夫問者緘辭杜口, 懷疑不展, 若斯而已哉!”(사즉성인지설교, 기리함홍, 혹수서이표심, 혹칭비이수굴. 기여부용유말학, 문과식비, 사부문자함사두구, 회의불전, 약사이이재!) “이로써 보면 성인의 가르침은 이치를 두루 머금고 있으니, 맹세하여 마음을 드러내기도 하고 잘못을 인정하며 굽히기도 한다. 이 어찌 용렬하고 잗단 학자들이 제 허물이나 잘못을 꾸며대면서 묻는 사람이 말을 못 하게 입을 막고 의문을 품어도 펴지 못하게 하는 짓과 같겠는가!” 상대가 누구든 의문이 있어 묻는데도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듯이 구는 자, 대답할 수 없음을 숨기려고 묻는 이를 찍어 누르는 자, 그런 자는 학자가 아니며 어른도 못 된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도청도설] if, 손아섭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6. 6[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7. 7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8. 8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