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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4> 不燭而不明

간파하는 식견도 명석한 정신도 없어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7 20:02:0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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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불(一-3)비출 촉(火-13)말 이을 이(而-0)밝을 명(日-4)

노자는 “唯與呵, 相去幾何?”(유여가, 상거기하?) 곧 “그렇다와 그러냐는 얼마나 떨어져 있나?”라고 말했으며, 또 “美與惡, 相去何若?”(미여악, 상거하약?) 곧 “아름다움과 추함의 거리는 얼마나 되나?”라고도 되물었다. 아름다움만큼 사람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없는데, 과연 그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일까? 추함이란 또 무엇일까? 그 둘은 확연히 나뉘는 것일까? 이는 옳음과 그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리라.

한국에서 갑자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자 많은 나라가 한국을 입국금지 국가로 지정했다. 이에 편승하여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 또 요란하게 떠들며 정부의 대응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그럴 때에도 외국의 수많은 언론에서는 異口同聲(이구동성)으로 한국의 대응과 시민 의식을 극찬하며 본받아야 한다고 했고, 이제는 각국 정부에서조차 한국의 대응책을 배우고 따르려 애쓰고 있다.(일본은 빼고.) 그럼에도 국내 여러 언론과 방송에서는 정부의 대응과 대책에 대해 꼬투리를 잡고 비난하려 애쓰고 있다. 가짜 뉴스와 왜곡 보도를 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일 정도로.

사실 어떤 사건이나 현상의 결과를 판단하거나 재단하는 일이 언론이나 방송의 본업은 아니다. 그보다는 경과나 과정을 보도함으로써 독자나 시청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 본업이다. 그러하기에 언론과 방송의 보도를 평가하거나 비평할 때에 허위, 과장, 왜곡 등이 주요한 잣대로 쓰이는 것이다. 지금 한국 언론과 방송은 맘껏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유롭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자세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체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

역사가 유지기의 다음 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史通(사통)’ ‘暗惑(암혹)’편에 나온다. “夫人識有不燭, 神有不明, 則眞僞莫分, 邪正靡別.”(부인식유불촉, 신유불명, 즉진위막분, 사정미별) “무릇 사람에게 바닥까지 간파하는 식견이 없고 명석한 정신이 없으면, 참과 거짓을 구분하기 어렵고 삿됨과 바름을 구별하지 못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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