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5> 愼思而明辨

삼가 생각하고 환하게 가려내야

  • 고전학자
  •  |   입력 : 2020-03-18 19:11:4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삼갈 신(心-10)생각할 사(心-5)말 이을 이(而-0)밝을 명(日-4)가릴 변(辛-9)

‘사통’의 저자 유지기는 史官(사관)이었다.(<611> 등 참조) 그는 實錄(실록) 편찬에도 참여했는데, 실록은 당대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므로 당시 사관은 오늘날 記者(기자)와 다를 바 없었다. 실록은 군주의 언행이 중심이 되므로 사관은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 사관도 관원 곧 공무원이어서 반드시 역사가의 자질이나 능력을 갖춘 이가 맡는 것은 아니었다. 이를테면, 유지기가 말한 ‘간파하는 식견’과 ‘명석한 정신’이 부족하거나 둘 가운데 하나도 없는 사람이 맡기도 한다. 그러면 그 실록은 부실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상황은 유지기 자신이 사관으로서 경험했던 일이다. 그가 사관 직책을 내던진 까닭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어서였다.

그렇다면, ‘간파하는 식견’과 ‘명석한 정신’은 아무나 갖출 수 없는 능력인가? 꼭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천재나 초인이라야 갖출 능력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유가에서 말하는 君子(군자)의 길을 걸으며 삼가고 애써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용’에 나온다. “博學之, 審問之, 愼思之, 明辨之, 篤行之.”(박학지, 심문지, 신사지, 명변지, 독행지)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삼가 생각하고 환하게 가려내고 도탑게 행한다.”

기자라는 직업을 생각해보자. 기자는 본디 두루 다니며 정보를 캐고 사실을 확인하고 진실을 밝히는 일을 하니, 널리 배우는 일은 꽤 자연스럽게 되는 셈이다. 또 심층취재나 밀착취재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 특히 각 분야 내로라하는 전문가를 만나서는 줄곧 물으니, 자세히 묻는 일도 저절로 하는 셈이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삼가 생각하고 환하게 가려내는 일은 기자라는 직업뿐 아니라 다른 어떤 직업에서도 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간파하는 식견’과 ‘명석한 정신’이 갖추어지며, 흔히 말하는 독창성도 여기서 나온다. 두루 배우고 자세히 물으며 그러모은 정보가 아무리 많더라도 삼가 생각하고 환하게 가려낼 줄 모르면, 實錄(실록)은 不實(부실)해지고 記事(기사)는 虛辭(허사)가 될 게 뻔하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9. 9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7. 7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8. 8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9. 9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10. 10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5. 5‘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6. 6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7. 7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8. 8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9. 9“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10. 10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