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6> 敷演妄溢

널리 퍼뜨리려고 함부로 지어내다

  • 고전학자
  •  |   입력 : 2020-03-19 19:56:49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펼부(攵-11)펼연(水-11)함부로 망(女-3)넘칠 일(水-10)

중국의 역사서 가운데서 ‘史記(사기)’와 ‘漢書(한서)’는 나란히 일컬어져 ‘史漢(사한)’이라 불린다. 그만큼 역사서로서 위상이 높다는 뜻인데, 실제로 동아시아의 학인들에게는 대대로 필독서였다. 그 두 역사서에 이런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皇上(황상, 한나라 고조 유방)이 낙양 南宮(남궁)의 회랑 높은 곳에서 여러 장군이 자주 모래밭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황상이 ‘저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고 물으니, 留侯(유후, 장량)가 말하기를 ‘폐하께서 봉하신 사람이 모두 폐하와 연고가 있어 친애하는 사람이고, 죽인 사람은 모두 평소에 싫어하던 사람들입니다. 저 사람들은 죽임을 당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모여서 반란을 꾀하는 것입니다’고 했다. 황상이 걱정하며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하니, 유후가 말하기를 ‘폐하께서 평소 가장 미워하던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다. 황상이 ‘雍齒(옹치)다’라고 하니, 유후가 ‘지금 먼저 옹치를 봉하여 신하들에게 보이십시오. 신하들은 옹치가 봉해지는 것을 보면 누구나 안심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에 황상은 잔치를 베풀고 옹치를 제후에 봉했다.”

이 기사에 미심쩍고 괴이하게 여겨지는 것이 없는가? 잘 생각하며 따져보자. 옛날에 반역은 삼족이나 구족까지 멸한다는 죄였으니, 일을 꾀하기만 해도 죄가 되었다. 그런 반역은 밀실에서 꾀하더라도 혹시 들킬까 극도로 두려워했을 텐데, 장군들이 탁 트인 모래밭에서 논의했다고 한다. 게다가 장량은 황제 유방이 묻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하여 그때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을까?

사마천과 반고는 이에 대해 아무런 의문이 없었을까? 아니면 후대 사람들이 함부로 지어내서 덧붙인 것일까? 유지기는 이에 대해 “是說者敷演, 妄溢其端耳”(시설자부연, 망일기단이) 곧 “이는 말하기 좋아하는 자가 널리 퍼뜨리려고 함부로 지어낸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마치 ‘단독’ 기사나 보도에 취한 기자들에 대한 일침 같기도 하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5. 5“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5. 5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지켜야” 시민단체 대표·원로 29일 법원 앞 선다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3. 3‘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