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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7> 不可以不畏

나 또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22 20:10:0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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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전국을 봉쇄했음에도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사망자 수도 5000명에 육박해 중국을 추월했다. 코로나19를 얕보고 늑장 대응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도 며칠 사이에 2만 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오면서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이제 코로나19는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데, 한국의 대응책을 본받으려다가 손을 놓아버린 정부도 있다. 이 코로나19를 人災(인재)라 해야 할까, 天災(천재)라 해야 할까? 둘이 범벅된 재앙이리라.

이 재앙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 세계의 정부, 언론과 방송, 전문가와 시민은 일제히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한때 감염자 수가 급증하자 한국에 대해 빗장을 걸어 잠그던 나라들도 동경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날마다 가장 많은 검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확진 환자의 수가 대폭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대대적인 방역과 진단,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개, 탁월한 진단 방식 고안, 사회적 거리두기와 기부, 자원봉사 등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시민, 이 모든 일을 민주주의를 지키며 했다는 것 등등.

최근에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 또 경탄을 자아내고 있다. 바로 ‘사재기’다. 사재기는 불안 때문에 벌어지는 사태다. 流言蜚語(유언비어)로 말미암아 처음 일본에서 화장지 사재기가 있었을 때에는 곧 사그라졌다. 그런데 이제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화장지뿐만 아니라 다른 생필품까지 사재기하기에 이르렀다. 거대한 대형 마트가 텅 빌 정도로.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평온하다.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정부(공무원)와 의료진, 시민 삼자가 일체가 되어 움직이고 있는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노자가 말했다. “人之所畏, 亦不可以不畏.”(인지소외, 역불가이불외) “남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나 또한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전문가도, 의료진도 시민도 모두 두려워했기 때문이다.(로이터통신 3월19일자 특집기사를 보라.)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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