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19> 子畏於匡

공자는 광 땅에서 두려워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24 19:25:23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공자 자(子-0)두려워할 외(田-4)어조사 어(方-4)땅 이름 광(匚-4)

畏(외)는 두 가지 두려움을 뜻한다. 하나는 밖으로부터 나에게 닥칠 위험으로 말미암아 갖게 되는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자각이나 자성으로부터 일어나는 두려움이다. 맹자가 말한 ‘畏天者(외천자)’(<618>참조)는 후자의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다. 어떤 뜻이든 모두 눈앞에 닥친 위험 때문에 갖는 두려움이 아니라 그런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리 마음을 다잡고 삼가며 자신을 잡도리하는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은 눈앞에 닥친 위험에 벌벌 떨고 무서워하는 심리와는 사뭇 다르다.

‘논어’ ‘子罕(자한)’에 “子畏於匡”(자외어광) 곧 “공자가 광 땅에서 두려움을 가졌다”는 표현이 나온다. 쉰이 넘은 나이에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주유할 때였다. 陳(진)나라로 가려고 광 땅을 지나게 되었다. 그때 그곳 사람들이 노나라의 陽虎(양호)가 온 줄로 알고 몰려가서 공자 일행의 앞길을 막고 나섰다. 이전에 양호가 그곳 사람들에게 포악하게 굴었던 적이 있는데, 공자와 양호의 모습이 비슷했던 것이다.

광 땅 사람들이 둘러싸 압박했으나, 벌벌 떨며 무서워할 상황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문왕기몰, 문불재자호? 천지장상사문야, 후사자불득여어사문야; 천지미상사문야, 광인기여여하?) “문왕이 돌아가신 뒤로 그 문화가 여기에 있지 않으냐? 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려 했다면, 뒤에 죽는 사람들은 이 문화에 젖어 들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하늘이 이 문화를 아직 없애지 않았으니, 광 땅 사람들이 나를 어쩌겠는가?”

공자의 두려움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지 모른다는 데 대한 걱정이나 불안이 아니었다. 그가 배워 익히고 실천해 왔던 人文(인문)이 전승될 기회를 잃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천명을 재확인하고 의지를 다지게 하는 두려움이었을 뿐이다. 요컨대 畏(외)는 무서워 떤다는 뜻의 怕(파)나 怖(포),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의 慌(황)이나 惶(황)과는 전혀 다르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7. 7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8. 8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9. 9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6. 6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7. 7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8. 8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