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기 용(力-7)지킬 수(宀-3)써이(人-3)두려움 외(田-4)
畏(외) 곧 두려움은 무서워 벌벌 떠는 불안이 아니다. 그것은 미리 삼가고 살피는 마음이다. 操心(조심)이어서 마음을 가다듬는 자세다. 畏敬(외경)이라고 표현하듯이 자신을 잡도리하는 마음가짐이다. ‘문자’ ‘九守(구수)’에서도 “武力勇毅守以畏”(무력용의수이외) 곧 “용맹무쌍한 사람은 두려움으로써 지킨다”라고 했다. 두려움에서 참된 용기가 나온다는 뜻인데, 이는 두려움이 자신의 모자람, 허약함을 정직하게 인정하는 데서 나오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겁을 먹고 질려버리는 怯怕(겁파)도 아니고 恐慌(공황)을 일으키는 恐怖(공포)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겁파나 공포를 미리 막아주는 내면의 덕이요 힘이다. 이렇게 보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거나 숨기려는 위정자들과, 불안과 위기를 조장하며 공포 마케팅을 하는 언론인들과 지식인들은 이런 두려움이 없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정작 책임을 져야 할 때,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때 어떻게 하던가? 그 卑怯(비겁)이란! 노자와 공자 모두 이 두려움을 중시했다. 그것은 國政(국정)을 맡은 자들, 권력을 조금이라도 가진 자들, 전문가를 자처하는 자들에게 이런 두려움이 없으면,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위기를 키워 백성을 공황 상태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삼국사기’ ‘百濟本紀(백제본기)’의 義慈王(의자왕) 20년조에 다음 기사가 나온다.
“夏四月, 蝦蟆數萬集於樹上. 王都市人無故驚走, 如有捕捉者, 畺仆而四百餘人, 亡失財物不可數.”(하사월, 하마수만집어수상. 왕도시인무고경주, 여유포착자, 강부이사백여인, 망실재물불가수) “여름 4월에 두꺼비 수만 마리가 나무 위에 모여들었다. 왕도의 저잣거리에서 사람들이 까닭도 없이 누가 잡으러 오기나 하는 것처럼 놀라서 내달리다 나자빠져서 죽은 이가 400여 명이었고, 잃어버린 재물도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시민은 천재지변의 조짐에도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고, 이미 닥친 재앙에도 의연할 수 있다. 정부(공무원)와 전문가(지식인)이 먼저 두려워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