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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23> 後進爲先進

후진이 선진이 되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30 20:08:37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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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후(-6)나아갈 진(辵-8)될위(爪-8)먼저 선(-4)

20세기 내내 온갖 艱難辛苦(간난신고)를 다 겪은 대한민국이요 그 국민이다. 일제 강점을 거쳐 광복이 되자마자 격심한 분열을 겪었고, 곧이어 6·25 전쟁으로 온 국토가 초토화되고 수백만 명이 희생되었으며, 오래도록 독재정권 치하에 있었다. 다행하게도 고도의 경제 성장을 해왔고, IMF 위기도 짧은 기간에 극복하면서 간신히 민주주의도 지켜냈다. 어느새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세계 10위권에 드는 강국이 되었다.

그럼에도 미국과 일본 등을 비롯해서 이른바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게 대한민국은 고작해야 중진국 정도였다. 우리 국민도 그들을 선진국이라 여기며 우리를 낮추어 봐왔다. 그들 나라 국민은 시민의식이 대단해서 우리가 쫓아가기 어려울 것이라 여겼다. 물론 지난 촛불혁명으로 우리의 시민의식도 대단히 높아졌음이 증명되었으나, 자각에 이르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선진국이라 여겼던 나라들이 더는 선진국이 아닐 수 있음이, 그들 나라의 시민이 고작해야 개인주의에서 앞서 있을 뿐임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한편으로는 저 선진국 국민들로부터 변방의 조그만 나라, 겨우 활개를 펼 만한 수준에 이른 나라쯤으로 여겨졌던 대한민국이 참으로 앞선 나라였음이, “빨리, 빨리!”로 유명한(?) 한국인이 실제로는 빼어난 능력과 공동체 의식, 이타심과 배려심을 가진 민주 시민이었음이 입증됐다. 각국 정부가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고, 그 나라 국민이 한국을 좋아하며 한국인을 경이의 시선으로 볼 정도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하면서!(국내의 많은 언론과 방송들에서는 고깝게 보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논어’ ‘先進(선진)’편에 나온다. “先進於禮樂, 野人也; 後進於禮樂, 君子也.”(선진어예악, 야인야; 후진어예악, 군자야) “앞서 예와 음악에 나아간 사람은 야인이고, 나중에 예와 음악에 나아간 사람은 군자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일 수 있으나, 한 번 선진은 영원한 선진이 아니다. 선진이 후진이 되고, 후진이 선진이 되는 것, 이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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