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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25> 後浪催前浪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01 19:15:2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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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후(彳-6)물결 랑(水-7)죄어칠 최(人-11)앞전(刀-7)

‘논어’ ‘子罕(자한)’편에 나온다. “後生可畏, 焉知來者之不如今也? 四十·五十而無聞焉, 斯亦不足畏也已.”(후생가외, 언지래자지불여금야? 사십·오십이무문언, 사역불족외야이) “뒤에 오는 자를 두려워할 만하니, 그들의 앞날이 지금만 못하리라고 어찌 지레 말하겠는가? 그러나 나이 마흔이 되고 쉰이 되어도 알려지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두려워할 것 없다.”

먼저 태어난 先生(선생)이 먼저 배우고 먼저 경험했다고 해서 後生(후생)보다 반드시 앞서 나가거나 더 낫다고 말할 수 없다. 자신이 죽어야 후생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誤算(오산)이다. 후생을 두려워할 줄 모르면, 꼰대 짓만 하다가 도리어 뒤처진다. 후생은 반드시 사람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나 국가가 될 수도 있다.

인류 문명사에서 보기 드물게 수명이 길었던 왕조가 조선이다. 조선은 성리학 국가였다. ‘논어’는 四書(사서) 가운데 하나로서 유학자들에게는 경전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를 익혀야만 과거 시험을 통과해서 관리가 될 수 있었다. 그런 관리들이 경영하던 국가가 조선이었다. 그런데 그 조선이 오래도록 깔보았던 후생에게 침략을 받아 치욕을 당하고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후생이 장차 자신보다 나아져서 앞질러 갈 것을 모르고 두려워하지 않은 탓이다.

중국인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長江後浪催前浪(장강후랑최전랑),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 아득하게 굽이쳐 흐르는 장강을 보면서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떠올리며 한 말이 분명하다. 얼마나 많은 왕조, 국가가 천하를 호령하다가 뒤늦게 일어난 민족에 또는 국가에 멸망 당했던가. 그렇게 보면, 대한민국은 참으로 대단하다. 세계 최빈국으로 떨어졌다가 세계 10대 강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까지 거의 따라잡았으니. 게다가 이제는 전 세계가 우러러볼 정도가 되지 않았는가? “人辱若驚”(인욕약경) 곧 “사람이 모욕을 당하면 놀란 듯이 하라”는 노자의 말을 잘 알았던 것일까? 모욕을 당했을 때 놀랄 줄 아는 자는 반드시 떨쳐 일어난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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