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히 여길 귀(貝-5)클대(大-0)재난 환(心-7)같을 약(艸-5)몸신(身-0)
총선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조용하다. 차분한 게 아니고 조용하다. 대한민국의 상황은 꽤 안정적임에도 전 세계가 뒤늦게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휘청거리고 있는 바람에 총선이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참으로 떠들썩했을 텐데. 더구나 기이한 선거제도로 치러지는 바람에 요상한 일들도 적지 않은데 말이다.
선거철마다 유권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뽑을 사람이 없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뽑을 사람을 유권자들이 뽑지 않은 탓도 크다. 요컨대 자질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 실력이 있는 사람을 뽑지 않고 黨色(당색)이나 有名勢(유명세)로 뽑아버리니, 인재가 나설 까닭이 없지 않은가. 이번에는 과연 나아질까? 코로나19 앞에서 보여준 시민의식이 총선에서도 발휘될까?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정치와 행정에서 어떤 사람이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방역 수준과 대처 방식이 날마다 전 세계의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과, 뒤늦게 허둥대며 국민을 위태로운 지경으로 몰아넣은 이른바 초강대국 미국 및 선진국이라 불리던 유럽의 국가들이 대비되는 것에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시민의 자발성과 공동체 의식이 어떠하냐 하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아무튼 “貴大患若身”(귀대환약신) 곧 “큰 우환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겨라”라는 노자의 말을 체화한 사람이 지도적인 자리에 있어야 함은 분명하다. 공동체의 걱정, 한 사회의 환란, 국가 전체의 우환을 마치 내 몸에 생긴 병처럼 여기는 자 말이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이라야 막강한 권한과 권력을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평범한 사람도 남을 배려하지 않고 공감할 줄 모르면 그 이기적인 심사로 말미암아 위기가 닥쳤을 때 버틸 재간이 없이 무너지는데, 하물며 배려심도 없고 공감할 줄 모르는 자가 요직을 차지하거나 국회에 들어간다면?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