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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28> 患禍無方

환난이 오는 경로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4-07 19:09:23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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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 환(心-7)재앙 화(示-9)없을 무(火-8)방위 방(方 -0)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어떻게 일찍 안정을 찾고 국민을 보호할 수 있었을까? 한때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도 했는데, 어떻게 그 수를 줄이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을까? 흥미롭게도 이에 대한 해답을 국내 언론이 아니라 외국 언론에서 자세하게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Reuters) 지난 3월 19일 자에 실린 특집 기사가 그것이다. 제목은 “어떻게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에서 미국을 압도했는가?”다.

거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미국의) 전염병 전문가들, 임상의들,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관리들 말에 따르면, 어떻게 미국이 한국보다 그렇게 뒤처졌는가는 두 나라 보건 체계에서 대비되는 점들이 잘 말해준다. 능률적인 관료 대 정체된 관료, 대담한 지도력 대 조심스런 지도력, 긴급한 조치 대 규정 준수.”

한국은 능률적인 관료, 대담한 지도력, 긴급한 조치 등을 통해 발 빠르게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대응했다면, 미국은 관료가 안이했고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이들이 너무 신중했으며 담당자들은 규정을 준수하는 데 힘썼다는 말이다. 각각 세 가지는 서로 긴밀하게 이어져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규정 준수다. 이것이 재빠르게 진단키트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만든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평상시라면 규정을 준수하는 일이 긴요하고 또 충분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례 없는 감염병의 경우에는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도리어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대처는 이를 입증한 것이었다.

‘문자’의 ‘미명’에 나온다. “患禍之所由來, 萬萬無方.”(환화지소유래, 만만무방) “환난이 찾아오는 경로는 수만 가지이며 고정되어 있지 않다.” 역사를 보라. 인류가 겪은 수많은 환난이 이전에 왔던 길로 또 왔던가? 아니다. 천재지변조차 늘 같지 않았고, 인간이 스스로 일으킨 전쟁조차 비슷한 경우를 찾기란 어렵다. 다만, 인간의 행동 방식은 거의 늘 비슷하거나 같았다. 환난이 생기지 않도록 하지 않고 환난이 생긴 뒤에야 없애겠다고 허둥대는 행태 말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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