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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47> 道無形無聲

도는 꼴도 없고 소리도 없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13 19:10:45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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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도(辵-9) 없을 무(火-8) 꼴 형(-4) 소리 성(耳-11)

앞서(<646>) 노자는 ‘聞道(문도)’ 곧 ‘길을 들음’에 대해 세 부류 사람들에 대해 말했다. 먼저 ‘도’를 살펴보자. 오래도록 널리 쓰이는 말이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학파마다 또 사상가마다 독특한 의미로 써왔기 때문이다. “道無形無聲”(도무형무성) 곧 “도 또는 길은 꼴도 없고 소리도 없다”는 말 그대로다.

‘도’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까닭은 특정한 사물이나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아우르는 總稱(총칭)이요 總名(총명)이기 때문이다. 노자의 뜻을 풀이한 ‘문자’의 ‘道原(도원)’에서는 이렇게 말한 바 있다. “夫道者, 陶冶萬物, 終始無形, 寂然不動, 大通混冥; 深閎廣大, 不可爲外; 折毫剖芒, 不可爲內; 無環堵之宇, 而生有無之總名也.”(부도자, 도야만물, 종시무형, 적연불동, 대통혼명; 심굉광대, 불가위외; 절호부망, 불가위내; 무환도지우, 이생유무지총명야) “무릇 도란 만물을 만들어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꼴이 없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나 흐릿하고 어둑어둑한 것과 크게 통하며, 더없이 깊고 넓고 커서 밖이라 할 게 없고 터럭이나 까끄라기처럼 작아서 안이라 할 게 없으며, 에워쌀 경계가 없으면서 유와 무를 낳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도’를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무엇’이라 여길 수 있으나, 오해다. ‘도’의 본뜻이 ‘길’이라는 데서 드러나듯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이다. 길은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가거나 저곳에서 이곳으로 올 때 발을 딛고 다니는 공간이다. 그 길은 결코 허공에 떠 있지도 않고 관념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길이라 해서 모든 길이 다 똑같지는 않아 길이도 넓이도 제각각이며 형태도 풍경도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도’는 구체적이지만 포괄적인 이름 곧 總名(총명)일 뿐이다.

‘聞道(문도)’의 어려움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도’에 대해 듣지만, 그게 과연 어떤 길을 말하는지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각각 누구이며, 어떤 상황에서 표현된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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