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48> 士之上中下

사인 가운데 상치와 중치와 하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17 19:15:16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선비 사(士-0)의 지(丿-3)위 상(一-2)가운데 중(丨-3)아래 하(一-2)

노자가 거론한 上士(상사)와 中士(중사), 下士(하사) 등은 오늘날 한국 군대의 부사관 계급과 동일하다. 그러나 본디 이 명칭은 중국 周(주) 왕조의 士人(사인)들을 가리키며, ‘六藝(육예)’라는 귀족의 교양 과목을 익혀서 실무에 종사했던 부류다. 지배층 가운데서 상층은 지위와 영지를 세습하던 卿(경)·大夫(대부)가 차지하고, 사인은 지배층에서 말단에 있으면서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녹봉을 받아 살아갔던 존재다.

저 사인들의 존재가 오늘날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싶겠지만, 그들이 정치와 경제, 문화 등에서 한 역할과 의의는 흥미롭게도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인 市民(시민)과 흡사하다. 교육을 받고 자유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는 이 시대의 시민은 노자 시대의 사인과 거의 같은 처지에 있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에는 피지배층에 속하던 천민조차 공자나 묵자, 맹자 같은 스승에게서 배워 교양과 능력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든지 버젓한 사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었다.

공자는 “君子懷德, 小人懷土”(군자회덕, 소인회토) 즉 “군자는 덕을 붙좇고, 소인은 땅을 붙좇는다”고 말하는 등 사인을 군자와 소인으로 구별했고, 맹자는 “養其小者爲小人, 養其大者爲大人”(양기소자위소인, 양기대자위대인) 즉 “작은 것을 기르는 자는 소인이고, 큰 것을 기르는 자는 대인이다”고 하면서 대인과 소인으로 구별했다. 이런 구별은 기이한 일이 아니다. 왕이라고 다 같은 왕이 아니었고, 귀족이라고 다 같은 귀족이 아니었듯이 사인이라 해서 다 같은 사인일 수는 없었다.

노자도 사인을 다 같은 사인으로 보지 않았다. 신분적으로야 평등하고 동등할 수 있으나, 그들의 능력까지 같을 수는 없었다. 오늘날 시민도 마찬가지다.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누구나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있으며, 투표권도 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한 표만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 개개인의 덕성과 능력, 판단력, 견해 따위는 천차만별이다. 대화와 토론, 협상과 타협이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3. 3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4. 4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5. 5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6. 6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7. 7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8. 8밤바다에 핀 불꽃 8만 송이…120만 명 홀렸다(종합)
  9. 9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10. 10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3. 3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4. 4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5. 5장외로 나간 국힘 “李, 본인 사건 특검 임명…끌어내려야”(종합)
  6. 6“주민자치회 활성 위해 獨·스코틀랜드와 같이 정책반영 기반 필요”
  7. 7與 “내란잔당 국힘 후안무치…탄핵 거론 제정신 아냐”
  8. 8국힘 “이용철, 대장동 숨은 설계자” 민주 “법조 베테랑…법무장관 적격”
  9. 9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10. 10오세훈, 증시 폭락 직격... “국민연금으로 지방 선거용 주식도박"
  1. 1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2. 2밤바다에 핀 불꽃 8만 송이…120만 명 홀렸다(종합)
  3. 3HUG 10개월 만에 또 수장 공백…당분간 대행체제 불가피
  4. 4외국인, 올해 1~9월 부산서 카드 1조원 넘게 썼다(종합)
  5. 5정지선 훠궈, 전주 명물 칼국수…롯데百 맛집에 외국인도 줄선다
  6. 6국산화·지역 상생 앞세워 해상풍력 박차
  7. 7신세계 센텀 ‘라이다’ 팝업 오픈
  8. 8해군·해병대 AX 거점, 부산에 ‘둥지’
  9. 9‘블루 쓰나미’ 충격 여전…美기술주 반등에도 코스피 안갯속(종합)
  10. 10폭락장 반대매매 막아라…신용융자 담보비율 의무 면제(종합)
  1. 1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2. 2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3. 3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4. 4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5. 5[한 손 뉴스] 기장 문오성마을 어르신들, 트롯그룹 결성 자작곡 발매
  6. 6부울경 비 내리며 기온 뚝(종합)
  7. 7고령면허 자진반납땐 최대 30만 원…7534명 ‘응답’
  8. 8광안동 인도 돌진 벤츠 운전자 2심 법정구속
  9. 9탐방 허용-자연보전 통제 ‘절묘한 균형’…100년 지킨 원칙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9일
  1. 1“국제신문 골프대회, 아마추어 골프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 되길”
  2. 2남자부 A조 어정우 씨 “뜻밖의 우승…양산과의 인연 감격”
  3. 3가을이 물든 필드…아마골퍼 300여 명 ‘열정·화합의 샷’
  4. 4여자부 우승자 황은경 씨 “매번 새로워…건강하게 오래 즐기고파”
  5. 5남자부 B조 홍정삼 씨 “퍼트 감각 빛나…목표는 A부 우승”
  6. 6삼성,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통산 9번째 우승
  7. 7‘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8. 8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9. 9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10. 10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