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상(一 -2) 선비 사(士-0) 힘쓸 근(力-11) 할 행(行-0)
이태원에서 시작된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자, 전 세계가 경악했다. 코로나19 확산에서 최후의 보루라 여겼던 한국에서 다시 집단 감염이 일어났고, 코로나19가 얼마나 질기고 잔혹한지를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2차, 3차 감염자가 속출했으니. 이렇게 갑작스런 집단 감염이 다시 발생한 것은 우리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참으로 어리석고 허술한 존재이기 때문이리라.
‘문자’의 ‘微明(미명)’에 나온다. “小人不知禍福之門, 動而陷于刑, 雖曲爲之備, 不足以全身.”(소인불지화복지문, 동이함우형, 수곡위지비, 불족이전신) “소인은 화와 복이 생겨나는 문을 알지 못하여 움직일 때마다 형벌에 걸려드니, 아무리 곡진하게 대비한들 제 몸을 온전히 지키기에는 모자란다.” 어디 이태원 클럽에 출입한 이들만 소인이랴. 움직였다 하면 화를 일으키는 소인이 어디엔들 없으랴. 중요한 것은 소인이 어느 사회에서나 다수라는 사실, 바로 나 자신이 소인이요 하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또 잊지 않는 일이다. 물론 이를 인정하거나 잊지 않는 소인은 거의 없다. 자신은 소인이 아닌 줄 아는 이가 소인이므로. 다행한 일은 그런 소인이 득시글거리는 곳에도 대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늘 하치가 일으킨 문제를 처리하느라 고심하고 애쓰는 상치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별 같은 그런 인물이 또한 있다. 심지어 소인조차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인물!
5월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을 하는 유흥시설이나 종교시설에 대해 많이 우려했다. 그런 우려가 이태원 클럽의 집단발병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돼서 굉장히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정은경 본부장이 국민에게 사과한 것이다. 자신의 소임이 무엇인지, 방역과 감염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통행본 ‘도덕경’에서 “上士聞道, 勤而行之”(상사문도, 근이행지) 곧 “뛰어난 선비는 도를 들으면 힘써 실행한다”고 했을 때 그 선비 아닌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