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이다 각(口-3)어조사 어(方-4)그 기(八-6)무리 당(黑-8)
전문가란 자세하게 살펴서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언행에 일관성과 마땅함이 있어야 한다. 일관성과 마땅함 가운데서 특히 중요한 것은 마땅함이다. 마땅함은 사물과 현상을 치우침 없이 올바로 볼 때 갖추어지기 때문이다. 사물과 현상을 그릇되게 보면서 전문적 식견과 능력을 갖출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 주에 어떤 경제신문의 ‘특파원 칼럼’을 보고서 꽤 놀랐다. “기본적으로 재난지원금 같은 선심성 정책에 반대한다”는 말로 서두를 꺼내고서는 2008년부터 세 자녀를 둔 다자녀 가구의 가장으로서 별로 혜택을 받지 못했던 경험을 늘어놓았다.
문제는 사실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저출산 대책에 3년간 세금 117조 원을 퍼부어온 나라”라는 표현을 썼다. 3년간 117조 원? 언제부터 3년간인지도 불분명한 데다 금액도 의문스럽다. 아무리 한국의 경제 규모가 커졌기로서니. 잠깐 검색해 보니, 한국에서 저출산 대책이 시작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3년간 143조 원이 책정되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에는 각각 21.7조 원, 21.8조 원, 22조 원이었다. ‘3년간 117조 원’의 근거는 무엇일까?
그리고 미국에서 3년간 살면서 다자녀 가구로서 받는 혜택이 컸다면서 주립과 국립 공원 입장, 상당수 박물관과 동물원, 테마파크 등에서 받는 할인 혜택을 언급했다. 이를 근거로 미국을 추켜세우고 한국을 깎아내렸다. 한국에서 다자녀 가구가 어떤 혜택을 받고 있는지 몰랐을까? 아니면 일부러 언급하지 않았을까? 어느 쪽이든 변명조차 되지 않는다. 전문가로서 기자라면 말이다.
내가 그 신문을 보아 온 바로는 특파원의 칼럼은 신문사의 논조와 거의 일치한다. 사실의 왜곡과 부실한 조사까지도. ‘논어’ ‘里仁(리인)’편에 나온다. “人之過也, 各於其黨. 觀過, 斯知仁矣.”(인지과야, 각어기당) “사람의 허물은 그가 어떤 무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그 허물을 보면, 그가 어진지 어질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 어디 저 특파원과 그 신문사만 그럴까?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