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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55> 從欲失性

욕심을 좇다가 본바탕을 잃으니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27 18:43:11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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좇을 종(彳-8)바랄 욕(欠-7) 잃을 실(大-2) 본바탕 성(心-5)

지난주 화요일(19일), 일본은 ‘2020 외교청서’를 발표했다. 거기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표현을 썼다. 타당한 말이다. 지정학적으로 이웃 나라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나라였으니. 관건은 이 말에 숨은 뜻이다. 역사에서 이미 입증된 것처럼 일본에게 한국은 자기 이익을 위해 중요한 나라였을 뿐이다. 듣기에 그럴듯한 외교적 수식은 모두 그들이 말하는 本音(혼네, 속마음)가 아닌 立前(타테마에, 말치레)일 뿐이다. 외교청서에서 “독도는 일본 땅이다”라고 버젓이 써놓은 데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 일본이 지난 2년 동안에 쓰지 않던 표현을 갑자기 쓴 이유는 明若觀火(명약관화)하다. 지난해 7월의 일방적 수출규제가 한국에 별 타격을 주지 못한 채 자국에만 손해를 끼치며 점점 불리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19 방역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데, 일본은 부흥을 부르짖으며 강행했던 도쿄올림픽도 연기한 데다 코로나19 방역에서도 속수무책인 상황이니, 어찌하랴. 특히 방역을 위해서는 한국의 도움이 절실함에도 그 속내를 숨기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만 연신 내뱉고 있다. 비루하다고 할까, 구차하다고 할까?

한때 일본은 미국 다음의 경제대국이었다. 그런데 이제 형편없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문자’의 ‘道原(도원)’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겠다. “夫人從欲失性, 動未嘗正也. 以治國則亂, 以治身則穢. 故不聞道者, 無以反其性, 不通物者, 不能淸靜.”(부인종욕실성, 동미상정야. 이치국즉란, 이치신즉예. 고불문도자, 무이반기성, 불통물자, 불능청정) “무릇 사람이 욕심을 좇다가 본바탕을 잃고서도 행동이 올발랐던 적은 없다. 그런 행동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어지러워지고, 몸을 다스리면 더러워진다. 그러므로 도를 듣지 못한 사람은 본바탕을 회복할 길이 없고, 사물에 통달하지 못한 자는 청정해질 수 없다.” 從欲失性’(종욕실성)! 이보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를 잘 말해주는 표현이 또 있을까?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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