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58> 進道若退

쭉 뻗은 길은 물러서는 듯하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02 19:15:1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나아갈 진(辵-8)길도(辵-9)같을 약(艸-5)물러날 퇴(辵-6)

노자의 말에 다시 귀 기울여 보자. “明道如孛, 夷道如纇, 進道若退.”(명도여패, 이도여뢰, 진도약퇴) “밝은 길은 어두운 듯하고, 평평한 길은 울퉁불퉁한 듯하고, 쭉 뻗은 길은 물러서는 듯하다.” 세상에는 밝기만 한 길, 평평하기만 한 길, 쭉 뻗기만 한 길은 없다. 자연의 길은 본디 그러하다. 보라, 인간이 애써 깐 길들조차 어떠한 형태인지. 세상사는 더욱더 그러하다. 요즘 잘 나가는 대한민국의 태극기를 보라, 음과 양이 어떤 형태로 그려져 있는지.

최근에 유행하는 표현이 있다. 극난 극복이 취미인 민족! 오랜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외침을 받아왔으면서도 거뜬히 살아남아 성세를 구가해 온 민족이므로 이 표현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이처럼 절묘하게 표현한 이가 누구인지, 자못 궁금하다. 아마도 시민 가운데 한 사람이리라.

장구한 한국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민중의 역사’가 도드라진다. 비록 지배층의 붓이 민중을 역사의 주역으로 서술한 적은 없었으나, 전하는 기록과 전승들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일본의 역사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민중의 반란이 얼마나 잦았던가? 고려 중기 무신들이 난을 일으켜 집권한 살벌했던 시절, 전국 곳곳에서 농민과 천민이 반란을 일으켰다. 비록 실패로 돌아갔으나, 그 모두 신분해방을 위한 혁명이었다.

안으로 지배층의 부정과 부조리가 거듭되면 민중은 일어났다. 밖으로 외침을 받아 국가가 존망의 위기에 봉착하면 민중은 낫과 괭이를 들고 나섰다. 동학혁명, 3·1 운동, 항일 투쟁, 4·19 혁명, 광주 민주화 운동, 촛불 혁명, 일본 불매운동 등은 한국인의 취미가 무엇인지 보여준 근현대사다. 일본 정부와 극우 세력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정의기억연대도 살아 있는 민중의 역사다. 이 역사를 뒤흔들고 무너뜨리려는 정치가, 지식인, 언론이 蠢動(준동)하고 있다. 如孛(여패) 곧 어두운 듯하고, 如纇(여뢰) 곧 울퉁불퉁한 듯하며, 若退(약퇴) 곧 떠밀리는 듯한 상황이지만, 이 또한 이겨낼 것이다. 그것이 민중의 길이었으므로.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5. 5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6. 6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7. 7[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8. 8[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9. 9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10. 10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1. 1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2. 2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3. 3[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4. 4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5. 5李대통령 “‘국무회의 공개라 말 못한다’는 거짓말…이해 안 돼”
  6. 6주우크라 대사대리 “北 포로 송환, 비공개 오래 유지 공감대”
  7. 7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8. 8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9. 9[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10. 10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1. 1김장철 앞두고 재룟값 희비… 주요 채소는 내렸으나 양념은 올라
  2. 2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가덕도신공항 우선시공분 11월 초 착공 ‘흔들’
  3. 3IMF, 韓잠재성장률 2년 연속 상승 전망…40년 만에 처음
  4. 4[속보] ‘부캉이’ 오른쪽 지느러미 상처 관찰…출혈은 없어
  5. 5롯데 ‘러브 패밀리 페스티벌’ 부산서 첫 개최
  6. 6마카오 리조트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영남권 공략 본격화
  7. 7효성중공업, 창원 초고압차단기 신공장 준공…AI 전방수요 폭증 영향
  8. 8대미(對美) 무역수지 흑자 늘었는데, 트럼프 가만히 있을까?
  9. 9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10. 10"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1. 1북항복합환승센터 3.3m 단차분쟁, 법원 조정안 확정
  2. 2산청 대원사계곡길, 3.5㎞에서 5㎞로 연장 개통
  3. 3임홍란 신임 창녕경찰서장 취임…"먼저 행동하는 지휘관 될 것"
  4. 4[속보] 부캉이 ‘북항살이’ 한 달째…누적 방문객 150만명 넘었다
  5. 5[속보]현대제철 당진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기계 끼여 숨져
  6. 6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내일까지 10∼60㎜
  7. 7북울산역세권 개발 본격화
  8. 8'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오세훈 2심 내주 선고
  9. 9아궁이 불 지핀 후 방치…김해 목조 단독주택서 불
  10. 10다방천 보행로부터 사송IC까지…주민 제안으로 숙원사업 물꼬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