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59> 上德如谷

드높은 덕은 골짜기 같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03 19:08:16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높을 상(一 -2)덕덕(彳-12)같을 여(女-3)골짜기 곡(谷-0)

‘죽간본’ 25장에서 노자는 예부터 전하던 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明道如孛, 夷道如纇, 進道若退.”(명도여패, 이도여뢰, 진도약퇴) “밝은 길은 어두운 듯하고, 평평한 길은 울퉁불퉁한 듯하고, 쭉 뻗은 길은 물러서는 듯하다.” 말 자체가 모순되는 듯하나, 진리를 담고 있으므로 逆說(역설)이다. 이런 역설이 성립하는 것은 온갖 사물과 갖가지 현상이 존재하는 양태나 그 변화가 평면적이지도 단순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도 말했다. “上德如谷, 大白如辱, 廣德如不足, 建德如偸, 質眞如渝.”(상덕여곡, 대백여욕, 광덕여불족, 건덕여투, 질진여투) “드높은 덕은 골짜기 같고, 대단히 흰 것은 때 묻은 것 같고, 너른 덕은 모자란 것 같고, 꼿꼿이 세운 덕은 자빠질 것 같고, 참된 바탕은 바뀌는 것 같다.” 이 또한 상식을 뛰어넘는 표현이다.

먼저 “上德如谷”(상덕여곡)을 보자. 드높은 덕이 골짜기 같다니? 역설이라기보다는 語不成說(어불성설)에 가까워 보인다. 물론 ‘골짜기다’가 아니라 ‘골짜기 같다’고 했으니 해석의 여지는 있다. ‘죽간본’에는 나오지 않으나 ‘통행본’ 도덕경 38장에 있는 구절을 참조할 수 있다. “上德不德(상덕불덕)” 곧 “드높은 덕은 덕이 아니다”는 구절이 그것이다. ‘上德(상덕)’은 단순히 ‘높은 덕’이 아니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아득히 높은 것을 이른다. 헤아리기 어려운 것은 높이 때문만은 아니다. 지극히 평범해서 도드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佛家(불가)에서는 붓다를 三十二相八十種好(삼십이상팔십종호)로 묘사한다. 발바닥에 바퀴 모양의 문양이 있다거나 털구멍마다 푸른색의 털이 있다는 따위의 신체적 특징이 서른두 가지 또는 여든 가지가 있다는 말이다. 붓다의 위대함을 묘사하려던 것인데, 이것이 도리어 붓다를 인간에게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붓다는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으로 죽었다. 신도 아니지만, 괴물도 아니다. 이는 偉大(위대)하면 非凡(비범)할 것이라는, 결코 平凡(평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속보] 다카이치 총리, 야스쿠니 가을 제사 공물 봉납
  3. 3[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4. 4"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5. 5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6. 6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7. 7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8. 8"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9. 9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10. 10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5. 5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부상 소방관·장병 쾌유기원…“천금 준들 아깝겠나”
  8. 8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2. 2"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5. 5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6. 6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7. 7‘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8. 8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9. 9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10. 10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3. 3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4. 4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5. 5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8. 8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