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矢-3) 그지(丿-3) 아닐 불(一-3) 같을 여(女-3) 좋아할 호(女-3)
지식과 기술에 갇힌 자는 小人(소인)이요 小器(소기)다. 아무리 博學强記(박학강기) 곧 두루 배워서 잘 기억하는 능력이 있더라도 지식과 기술에 갇힌 자는 잗다란 재주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근대까지는 그런 재주만으로도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과거시험도 통과할 수 있었다. 까짓 ‘군자’ 소리 좀 듣지 않으면 어때서? 그런데 살아남기 위해서, 나아가 오래도록 잘 살기 위해서 군자의 길이 긴요해진 시대가 되었다.
군자의 길은 곧 大器晩成(대기만성)의 길이기도 하다. ‘논어’ ‘泰伯(태백)’에 나온다.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삼년학, 불지어곡, 불이득야) “3년을 배우고도 녹봉을 구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얻기는 쉽지 않다.” 공자가 말한 3년 공부는 지금의 대학원 석사 정도의 수준이라 볼 수 있다. 그 정도 공부면 꽤 지식이나 기술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으니, 좋은 직업을 바라고 또 구하려 애쓸 만하다. 그런데 그 정도 공부로는 작은 그릇 정도를 빚은 것일 뿐이어서 오래도록 잘 살기는 어렵다.
아니, 자기도 배우기를 좋아하고 제자들에게도 지식을 전수해주는 데에 힘쓴 공자인데, 지식만으로는 안 된단 말인가? 그렇다. 지식은 한때의 방편이 될지언정 장구한 계책은 못 되기 때문이다. 공자 시절이나 지금이나 언제 어디서 날벼락 같은 위기가 닥칠지 모르는데, 고작 지식 정도로 버틸 수 있을까? 막강한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자조차 위태로워지는데.
그래서 공자는 지식을 넘어서는 경지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역시 ‘논어’의 ‘雍也(옹야)’에 나온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 “아는 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건 즐기는 것만 못하지.” 참으로 경탄을 자아내는 경구다. 知之不如好之(지지불여호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한류 스타들, 게이머로 부와 인기를 얻고 창업으로 일확천금을 벌어들인 이들을 보라. 그들 대부분은 명문대학의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들은 성공했다. 좋아하는 일로!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