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79> 溫故知新

옛것을 무르익히고 새것을 알아야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7-08 18:45:13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익힐 온(水-10)옛 고(攵-5)알 지(矢-3)새 신(斤-9)

다시 공자의 말을 들여다보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낙지자) “아는 건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건 즐기는 것만 못하지.” 알지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몰라도 좋아할 수 있다. 알기만 하고 좋아하지 않으면 아는 일이 고역이 된다. 좋아하기만 하고 알지 못하면, 금방 싫증난다. 결국, 앎과 좋아함이 어우러져야 참된 즐거움이 되며 오래도록 즐거워할 수 있다.

공자의 好學(호학)은 바로 ‘樂之(락지)’ 곧 ‘즐거워하는 경지’를 가리킨다. 즐거워할 줄 알아야 창조가 이루어진다. 공자가 仁(인)과 禮(예)와 樂(악) 따위 이미 전해오던 것을 가르쳤음에도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踏襲(답습)하지 않고 창조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공자 스스로 “述而不作”(술이부작) 곧 “이어받기는 하되 새로 짓지는 않는다”고 말했지만, 곧이곧대로 이어받아서 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해석하는 데 힘썼다는 뜻이다.

공자가 옛것을 이어받기만 하고 옛날로 돌아가자고 한 줄로 알면, 큰 오산이다. 옛것만 알고 익히는 데서 그쳤다면, 위대한 사상가는커녕 스승조차 될 수 없었다. ‘논어’ ‘爲政(위정)’편에 나오지 않던가?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 “옛것을 무르익히고 새것을 알아야 스승이 될 수 있다.” 옛것을 익히는 필요조건과 새것을 아는 충분조건을 갖추어야 스승이 된다는 말이다.

옛것을 무르익히는 일은 쉬울 것 같지만, 실은 매우 어렵다. 외우는 일과는 딴판이다. 온몸으로 체득하는 일이다. 오롯이 체득할 수 있어야 통찰을 갖추어 臨機應變(임기응변)할 수 있는데, 당연히 시간이 걸리고 꽤 애도 써야 한다. 그게 군자의 길이고 큰 그릇이 되는 길이다. 좀 먼 길이고 더디게 가야 하는 길이지만, 그만큼 오래 즐거울 수 있다. 만약 성마르게 굴며 설익은 채로 나서다가는 실패하거나 곤욕을 치르기 십상이다. 선무당 사람 잡는다는데, 다른 사람 잡기 전에 저 자신을 먼저 잡는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5. 5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6. 6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7. 7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8. 8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9. 9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2. 2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9. 9“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10. 10부산 금정구, ‘야생화 및 국화 분재 전시회’ 개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