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80> 終身不救

몸이 다하도록 이루지 못하나니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7-12 19:52:4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끝날 종(糸-5)몸신(身-0)아닐 불(一-3)건질 구(攵-7)

갑작스런 박원순 서울시장의 죽음은 많은 시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몇 년 전의 메르스 사태에서도, 이번 코로나19라는 대유행에서도 적극적으로 또 민첩하게 대응하며 거대 도시 서울을 잘 방비했던 그였으므로 그의 죽음은 너무나 어이없고 느닷없는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온갖 浪說(낭설)이 떠돌며 갖가지 추측과 예단, 막말도 어지럽게 춤추고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이 혼란과 분열의 시대 속에서 적극적으로 그 사회 및 그 사회의 구성원과 관계를 맺으면서 흘러왔다면, 그만큼 논란도 커질 수 있다. 정보가 통제되고 획일화된 사회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시민의 열망과 노력이 큰 사회일수록 논란도 논쟁도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섣불리 裁斷(재단)하고 斷定(단정)하는 일만큼은 삼가야 마땅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죽은 이를 위한 예의이기 이전에 민주 시민다운 언행이기 때문이다.

’도덕경’의 ‘죽간본’ 26장에 나온다. “閉其門, 塞其兌, 終身不侮; 啓其兌, 塞其事, 終身不救.”(폐기문, 색기태, 종신불모; 계기태, 색기사, 종신불구) “그 문을 닫고 그 구멍을 막으면 몸이 다하도록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구멍을 열어두고 일을 이루려 하면 몸이 다하도록 이루지 못한다.” 여기서 兌(태)는 통하다는 뜻으로, 내 몸의 눈과 코, 귀와 입 따위 감각기관을 상징한다. 따라서 문을 닫고 구멍을 막는다는 것은 곧 세상과 絶緣(절연)한 채 산다는 뜻이다. 救(구)는 남을 돕다, 세상을 건지다, 뜻대로 이루다는 뜻이다.

앞 구절은 세상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심조차 두지 않고 살면 죽을 때까지 不侮(불모) 곧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며, 不辱(불욕) 곧 욕되는 일도 없고, 不勤(불근) 곧 고달프지도 않다는 말이다. 뒤 구절은 이와 반대다. 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다가 세상사에 뛰어들어 무엇을 이루려고 하면 ‘終身不救(종신불구)’ 곧 죽을 때까지 애써도 고달프기만 하고 이뤄지는 일은 없다는 말이다. 박원순 씨의 죽음과 세상의 논란을 대하고 보니 ‘종신불구’ 한마디가 가깝게 다가온다.

정천구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3. 3“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4. 4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5. 5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6. 6“‘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7. 7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8. 8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9. 9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10. 10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6. 6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7. 7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8. 8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9. 9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10. 10[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4. 4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5. 5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6. 6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7. 7‘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8. 8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9. 9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0. 10“HBM(AI 반도체) 패키지 경쟁은 얼마나 많이, 덜 손상시켜 붙이느냐의 싸움”
  1. 1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2. 2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3. 3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4. 4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5. 5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6. 6“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7. 7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8. 8[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9. 9해임 억울해 모금한다더니…초등제자 성추행 벌금 납부(종합)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4. 4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7. 7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8. 8[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9. 9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10. 10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