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81> 薄責於人

꾸짖되 살포시 꾸짖어라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7-13 19:49:1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적을 박(艸-13)꾸짖을 책(貝-4)어조사 어(方-4)남인(人-0)

박원순 씨의 죽음에 대해서는 아직 전말이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벌써 ‘도덕성’을 운운하며 부도덕한 사람으로 낙인을 찍는 언론이 있는가 하면, 백선엽 씨를 이순신과 같은 영웅으로 서술하고 보도하는 언론도 있다. 행색은 보도이나 기실은 판단이고 평가다. 더구나 사실의 문제도 치지도외한 채.

언론 못지않게 정치에서도 말은 삼가야 하는데, 정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류호정 씨와 장혜영 씨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게 그렇다. 참, 딱하다! 굳이 알릴 이유도 필요도 없는데 알리려 애쓴 것도 우습거니와 그 이유란 게 또한 무례할뿐더러 전혀 정의롭지 못하다. 고인을 이미 범죄자로 취급하는 말을 내뱉어서다. 남이 잘못했다고 비난하면 자신이 정의롭게 보인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말은 무섭다. 입에서 나올 때는 깃털보다 가벼우나, 입을 떠나는 순간 세상의 무게가 얹혀 태산보다 무겁게 내려앉기 때문이다.

노자는 “閉其門, 塞其兌, 終身不侮”(폐기문, 색기태, 종신불모) 곧 “그 문을 닫고 그 구멍을 막으면 몸이 다하도록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상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과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아예 세상에 나서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세상에 나서기로 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해도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모욕을 당할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가? 망각이 구해줄 것이니, 양심은 묻어두고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버티기만 하면 되는가?

세상에 나섰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는 노자보다 공자가 훨씬 자상하게 말해주었으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자. ‘논어’ ‘衛靈公(위령공)’에 나온다. “躬自厚, 而薄責於人, 則遠怨矣.”(궁자후, 박책어인, 즉원원의) “제 몸을 스스로 두터이 하고 남을 살포시 꾸짖는다면, 원망을 멀리하게 되리라.” 자신을 잡도리하는 데 먼저 힘쓰는 일이 正義(정의) 곧 올바름이다. 그런 뒤에라도 남이 허물을 지으면 은근하게 꾸짖어야 한다. 남의 그릇됨을 떠들썩하게 비난한다고 해서 자신이 정의롭게 되는 것은 결코 아니므로.

정천구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8. 8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