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드시 필(心-9)살필 찰(宀-11)로써 이(人-3)지킬 보(人-7)몸신(身-0)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閉其門, 塞其兌, 終身不侮; 啓其兌, 塞其事, 終身不救.”(폐기문, 색기태, 종신불모; 계기태, 색기사, 종신불구) “그 문을 닫고 그 구멍을 막으면 몸이 다하도록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구멍을 열어두고 일을 이루려하면 몸이 다하도록 끝나지 않는다.” 이 짤막한 문장은 올바로 살려고 애쓸수록 오해와 곡해, 험담과 비방 따위가 더 많아진다는 진실을 일러준다. 이는 또 무탈하게 지내려면 끊임없이 삼가며 살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자의 저 말은 예전에는 소수의 귀족이나 지식인만 귀담아들으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민중이 깊이 새겨두어야 하는 말이 되었다. 민중이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면, 현상을 바로 보고 듣고 사실에 근거해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왜곡된 정보나 허위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끝내 파탄되는 것은 민중의 삶일 뿐이다.
‘논어’ ‘陽貨(양화)’편에 나온다. 子貢(자공)이 물었다. “군자에게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흠을 저울질하는 것을 미워하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용감하면서 예의가 없는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면서도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그런데 사(賜)야! 너에게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 그러자 자공은 이렇게 대답했다. “惡徼以爲知者, 惡不孫以爲勇者, 惡訐以爲直者.”(오요이위지자, 오불손이위용자, 오알이위직자) “설익었으면서 안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하고, 고분거리지 않음을 용기라 여기는 것을 미워하고, 남의 허물을 들추면서 곧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합니다.”
사실인지 허위인지 분간되지 않을 정도로 뒤범벅이 된 주장과 견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다. 이런 때는 두루 보면서 천천히 판단을 하는 일이 긴요하다. 공자는 “衆惡之, 必察焉; 衆好之, 必察焉”(중오지, 필찰언; 중호지, 필찰언)이라 말했다. “뭇사람이 미워해도 반드시 살펴보고, 뭇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보라.” 사물과 현상을 살피는 일이 바로 자신을 보살피는 지름길이다.
정천구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