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84> 奚其爲爲政

어찌 정치를 한다는 게 따로 있겠는가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7-19 19:48:43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찌 해(大-7)그기(八-6)할위(爪-8)정사 정(攵-5)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이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에서 출발한다. 그 당위에서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가 나왔다. 그런데 모든 시민이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으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반대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당위를 헌법에 명시한다고 해서, 모든 시민이 주권자로 살아갈 수 있는 갖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고 해서 실현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공자는 ‘일상의 정치’를 외쳤다. ‘논어’ ‘爲政(위정)’편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누군가가 공자에게 “선생께서는 어찌 정치를 하지 않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이 물음을 던진 이는 두 가지를 몰랐다. 공자를 몰랐고, 정치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공자는 죽을 때까지 정치에 대한 열망, 관리가 되어 백성을 다스리는 일을 포기한 적이 없다. 아니, 포부와 자신감을 늘 지니고 있었다. 자신을 알아보고 기용해 줄 군주를 기다렸을 따름이다. 아마도 그런 자세 때문에 공자가 정치를 하지 않는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어쨌든 공자는 자신을 모르고 정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에게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書云, ‘孝乎惟孝, 友于兄弟, 施於有政,’ 是亦爲政. 奚其爲爲政?”(서운, ‘효호유효, 우우형제, 시어유정,’ 시역위정. 해기위위정?) “서에, ‘효도하고 오로지 효도하며, 형제끼리 잘 지내고, 이를 옮겨서 정치를 있게 하라!’고 하였으니, 이 또한 정치를 하는 것이오. 어찌 정치를 한다는 게 따로 있겠소?”

‘書(서)’는 ‘書經(서경)’으로도 불리는 ‘尙書(상서)’를 가리킨다. 堯(요)와 舜(순) 이래로 중국 고대 왕조들의 정치에 관한 기록이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이면서 유교 경전이다. 거기서 부모께 효도하고 형제끼리 잘 지내는 데서 정치가 시작된다는 대목을 공자는 끌어왔다. 벼슬을 해서 군주를 섬기며 백성을 다스려야만 정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외교와 군사, 경제 따위 큰일을 다루는 것만 정치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정치를 맡아 해왔기 때문에 믿음을 주는 정치가 실현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정천구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4. 4“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7. 7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5. 5‘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8. 8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1. 1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2. 2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3. 3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4. 4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8. 8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