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97> 萬物自化

온갖 것이 스스로 바뀐다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8-10 18:59:32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일만 만(艸-9)것물(牛-4)스스로 자(自-0)바뀔 화(匕-2)

‘淸靜(청정)’은 靜的(정적)인 상태처럼 여겨질 수 있다. ‘靜(정)’이라는 글자도 포함하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결코 정적인 상태가 아니다. 動(동)을 품은 靜(정)이니, 곧 動中靜(동중정)이다. 이런 동중정은 결코 정적인 방식만으로는 터득할 수 없다. 따라서 아무런 욕심을 갖지 않는 것, 삿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사물에 부림을 받지 않고 감각에 휘둘리지 않는 것 등만으로는 부족하다. ‘通物(통물)’ 곧 사물에 통달하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

노자는 ‘청정’을 세속을 초월해서 사는 眞人(진인)이나 神仙(신선)이 되는 길로써 제시하지 않았다. 통치 또는 정치의 방식으로 제시했다. 통행본 ‘도덕경’ 37장에 나온다. “道常無爲而無不爲.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化.”(도상무위이무불위. 후왕약능수지, 만물장자화) “도는 늘 함이 없으면서 하지 않음이 없다. 통치자가 그것을 지킬 수 있다면, 온갖 것은 스스로 바뀔 것이다.”

노자의 無爲(무위)를 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淸靜(청정)이다. 통치자가 참으로 천하를 위해 해야 할 것은 道(도), 즉 無爲(무위)나 淸靜(청정)을 지키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통치자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통치자가 해야 할 일은 모든 人民(인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일어서고 스스로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요컨대 ‘萬物自化(만물자화)’가 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을 해야 한다.

노자가 지향한 ‘無爲之治(무위지치)’는 인민이 주체가 되어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정치다. 공동체와 사회, 국가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가 각자 할 일을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것이니, 오늘날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역시 통행본 ‘도덕경’ 37장에 나온다. “不欲以靜, 天下將自定.”(불욕이정, 천하장자정) “통치자가 제 욕망대로 하지 않고 고요하기만 해도 천하가 저절로 안정된다.” 이 말에는 권력을 無欲(무욕)으로 써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민주주의가 아슬아슬한 것은 權柄(권병)이 有欲(유욕)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기 때문이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6. 6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7. 7“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5. 5[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6. 6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7. 7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8. 8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9. 9특검, '이의제기 없는 투표지'도 현 상태 보전 요청.. "추후 검증에 대비"
  10. 10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5. 5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8. 8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전재수 시장, 명지소각장 폐쇄 결정…“생곡소각장과 별개”
  8. 8강서구, 부산시와 명지소각장 폐쇄 협약 체결
  9. 9‘국힘 397억 원’ 달린 尹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생중계
  10. 10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