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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700> 善保者不脫

잘 지킨 것은 빠져나가지 않는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8-17 19:39:2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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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할 선(口-9)지킬 보(人-7)것자(老-5)아닐 불(一-3)빠질 탈(肉-7)

올해 8월 15일은 光復(광복)을 맞이한 지 75주년 되는 날이었다. 광복은 빛을 되찾았다는, 주권을 회복했다는 말이다. 75주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주권을 온전하게 회복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가?

지난해 이맘때,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자 이 나라의 많은 정치가와 지식인이 한국의 산업이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것이라 예측했다. 소재와 부품, 장비 등에서 한국은 일본보다 기술력이 40년 이상 뒤떨어져 있다며 일본 정부에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평소에도 걸핏하면 한국은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라고 하며 일본을 봐라, 일본은 얼마나 선진국이냐 라는 투로 말하는 자들이 나서서 걱정(?)하는 목소리를 앞다투어 높였다.

1년이 지난 지금이 아니더라도, 작년 이맘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기만 했다면, 좀 더 냉철하게 상황을 살펴보았다면, 그렇게까지 한국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을 수 있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스마트폰, 자동차, LNG 선박 등 주요 산업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이미 일본을 추월했거나 세계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 밖에도 세계 최고 기술을 개발해 산업 전반을 떠받치는 중소기업이 매우 많다.

그럼에도 일본이 거의 모든 면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한국은 후진국 수준인 듯이 여기는 사람이 많던, 또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善建者不拔, 善保者不脫, 子孫以其祭祀不絶.”(선건자불발, 선보자불탈, 자손이기제사불절) “잘 세운 것은 뽑히지 않고 잘 지킨 것은 빠져나가지 않으므로 자손 대대로 제사가 끊이지 않는다.” 잘 세운 것, 잘 지킨 것은 무엇이든 오래간다. 거짓이나 속임수, 삿됨 따위라도 잘 세우고 잘 다지면 오래도록 이어진다. 日帝(일제)가 식민지 조선에서 한 일이 그런 것이다. 조선은 정치와 문화, 역사 등에서 정체되고 낙후되었다, 조선인은 열등하다 따위 인식을 심었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지 않은 탓에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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