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702> 其德乃溥

그 덕은 널리 퍼진다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8-19 18:50:10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그 기(八-6) 덕 덕(彳-12) 곧 내(丿-1) 두루 퍼질 부(水-10)

스스로 의식하지 못한 채 행동한다면, 그것은 오래되어 몸에 익어버렸다는 뜻이다. 그렇게 몸에 익은 버릇, 습관은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다. 민족의 문화도 그런 것이다. 의식의 대상이 되는 문화는 아직 몸에 익지 않은 것이지만, 무의식에 자리 잡은 문화는 이미 몸에 익은 것이다. 몸에 익은 문화는 개인과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온 힘인데, 창조적 힘의 원천이 될 수도 있고 파괴적 힘의 꼬투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문화는 이중적이다.

노자는 ‘죽간본’ 28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修之身, 其德乃眞; 修之家, 其德有餘; 修之鄕, 其德乃長; 修之邦, 其德乃豊; 修之天下, 其德乃溥.”(수지신, 기덕내진; 수지가, 기덕유여; 수지향, 기덕내장; 수지방, 기덕내풍; 수지천하, 기덕내부) “몸을 잘 닦으면 그 덕이 참되고, 집안을 잘 닦으면 그 덕이 넉넉해지고, 마을을 잘 닦으면 그 덕이 오래가고, 나라를 잘 닦으면 그 덕이 풍성해지고, 천하를 잘 닦으면 그 덕이 널리 퍼진다.”

흔히 德(덕)은 개인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愼獨(신독) 즉 홀로 삼간다는 말에 내포되어 있듯이 덕이란 개개인이 갈고 닦아야 갖추어지는 것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애초에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긴요한 것이 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덕을 갖추려는 모든 노력과 행위는 공동체 문화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순수하게 개인적인 것은 있을 수 없다. 요컨대 덕은 문화적으로 길러진 것이며, 그 자체로 문화다. 개인의 덕은 개인의 문화이며, 집안의 덕은 집안의 문화, 한 나라의 덕은 한 나라의 문화다.

옛시조에 “多情(다정)도 病(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는 구절이 있다. 시인뿐만 아니라 한국인 대부분 정이 많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다른 나라에 방역 물품을 기부하는 일은 거의 한국 정부와 기업에서만 하고 있다. 이를 국민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니 多情(다정)은 개인의 덕이면서 한민족의 덕이요 개인의 문화이면서 한민족의 문화 아니겠는가.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5. 5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6. 6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7. 7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10. 10“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4. 4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5. 5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6. 6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7. 7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8. 8[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9. 9[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10. 10‘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5. 5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6. 6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7. 7“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8. 8[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9. 9어선원 직불금, 60일 승선하면 받는다
  10. 10주민번호 대량 유출 빈번, 최근 6년 505만 건 털려…‘온라인 번호’는 278만 건
  1. 1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2. 2“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3. 3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7. 7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8. 8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9. 9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0. 10“디지털농업·특화브랜드로 청년농부 유입 이끌 것”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