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707> 執之者失之

붙잡고 매달리면 잃는다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8-30 19:23:44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꽉 잡을 집(土-8)그것 지(丿-3)것 자(老-5)잃을 실(大-2)

한국의 역사와 다른 모든 나라의 역사는 제각각 전개되어 왔는데, 사뭇 달라 보이는 역사들 속에서 기묘하게도 하나의 공통점이 발견된다. 모든 혼란과 분란, 약탈과 전쟁이 모두 지배층의 탐욕, 오만, 횡포에서 비롯되고 커졌다는 사실이다. 권력을 민중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칼자루로 여기는 제왕, 그런 제왕에 빌붙어 惑世誣民(혹세무민)의 재주를 부리는 관리들이 亂世(난세)의 주동자들이었다. 난세의 초래에 민중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중국의 춘추시대는 예악 곧 기존 제도와 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공자가 禮樂(예악)을 그토록 부르짖었던 것도 혼돈 속으로 떨어지고 있던 시대를 붙들려는 버둥질이었다. 그런데 그 예악이 누구의 예악이었던가? 제왕의 예악이요 귀족들의 예악이었을 뿐이다. 그 시절 예법과 음악은 하층의 민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민중은 그저 지배층을 경제적으로 떠받치며 부역에 동원되고 전쟁터에 불려 나가 죽어주면 되는 존재였다. 그러니 천하를 혼란에 빠뜨리고 싶어도 그럴 재간이 있을 리 없었다.

도덕경의 ‘죽간본’에서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爲之者敗之, 執之者失之. 聖人無爲, 故無敗也; 無執, 故無失也. 愼終若始, 則無敗事矣.”(위지자패지, 집지자실지. 성인무위, 고무패야; 무집, 고무실야. 신종약시, 즉무패사의) “억지로 하면 망치고, 매달리면 잃는다. 성인은 억지로 하는 일이 없으므로 망치는 일이 없고, 매달리는 일이 없으므로 잃는 일도 없다. 처음처럼 삼가서 매조지면 망치는 일이 없다.”

이는 권력을 가진 자나 권좌에 가까이 있는 자들에게 한 말이다. 권력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해도 된다고 여기면, 반드시 망하는 지경에 이른다. 망조가 들면 그것을 또 애써 부정하며 매달린다. 침몰하는 배의 돛대에 매달려 버둥대는 꼴이다. 이제껏 편안히 누리던 것들이 떠나가는 형국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붙들고 매달리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왕조가, 어느 가문이 무사했던가!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7. 7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