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708> 不誡饕餮

탐식을 경계하지 않아서야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8-31 19:13:02
  •  |   본지 2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아닐 불(一-3)경계할 계(言-7)탐할 도(食-13)탐내며 먹을 철(食-9)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이 이어지고 의사 국시를 접수한 의대생들 가운데 90%가 응시를 취소하자 몇몇 의대의 교수들이 제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그 끔찍한 제자 사랑이란. 그런데 전공의들과 의대 교수들 모두 했을 히포크라테스 선서 어디에도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해주는 구절은 보이지 않는다. 선서는 도리어 그들의 행위가 이기적이며 부당하다는 것만을 부각시켜준다.

“내가 어떠한 집에 들어가더라도 나는 병자의 이익을 위해 그들에게 갈 것이며 어떠한 해악이나 부패스러운 행위도 멀리할 것이며 … 내가 이 맹세를 깨트리지 않고 지낸다면, 그 어떤 때라도 모든 이에게 존경을 받으며 즐겁게 의술을 펼칠 것이요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허나 내가 이 맹세의 길을 벗어나거나 어긴다면, 그 반대가 나의 몫이 될 것이다.”

제자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나서는 의대 교수들을 보니, 문득 고려 시대의 座主(좌주)와 門生(문생)이 떠오른다. 좌주는 科擧(과거)를 주관한 사람이고, 문생은 그 좌주가 주관한 과거에서 급제한 사람이다. 급제자가 발표되면, 문생들은 公服(공복)을 갖추어 입고 좌주를 찾아가 인사했다. 그로부터 좌주와 문생들 사이에는 사적인 유대 관계가 형성되었는데, 끝내 붕당을 이루어 서로 庇護(비호)하는 폐단으로 이어졌다.

그러지 않아도 코로나19 방역이 위태운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을 전공의들은 집단 휴진을 강행하고 의대 교수들은 그들을 지지한다? 과연 정당화될까? 연암 박지원이 ‘穢德先生傳(예덕선생전)’을 지으면서 쓴 짤막한 시가 있다. “士累口腹, 百行餒缺. 鼎食鼎烹, 不誡饕餮.”(사루구복, 백행뇌결. 정식정팽, 불계도철) “선비가 먹고 사는 데 매이면 온갖 행실이 이지러지지. 진수성찬 먹다가 비참하게 죽는 건 탐식을 경계하지 않았기 때문.”

노자는 “愼終若始, 則無敗事矣”(신종약시, 즉무패사의) 곧 “처음처럼 삼가서 매조지면 망치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그들에게 ‘처음’이 있기는 했을까?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