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710> 愼終若始

처음처럼 삼가서 매조지 해야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9-02 18:59:25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삼갈 신(心-10)매조지 종(糸-5)같을 약(艸-5)처음 시(女-5)

인류의 문명은 욕망이 일군 것이다. 욕망이 없었다면 이런 문명은 태어나지도 지속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욕망이 문명을 마냥 빛나게 한 것은 아니다. 인류가 문명이라는 명패를 내걸고 폭력과 억압, 착취와 파괴로 얼룩지게 만든 것도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욕망의 대상은 한정되어 있는데, 욕망은 끊임없이 커지는 속성을 갖고 있어서다. 이 문명에서 철학과 종교가 탄생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이 욕망이다.

노자는 도덕경의 ‘죽간본’에서 말했다. “人之敗也, 恒於其且成也敗之. 是以聖人欲不欲, 不貴難得之貨; 學不學, 復衆之所過. 是以能輔萬物之自然, 而弗敢爲.”(인지패야, 항어기차성야패지. 시이성인욕불욕, 불귀난득지화; 학불학, 복중지소과. 시이능보만물지자연, 이불감위) “사람이 망치는 걸 보면 언제나 거의 이루어지려 할 때 망친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바라지 않기를 바라므로 얻기 어려운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고, 배우지 않음을 배우므로 뭇 사람이 허물에서 되돌아온다. 이러하므로 (성인은) 온갖 것이 저절로 그러하도록 도울 뿐 억지로 하려 하지 않는다.”

知止(지지), 곧 멈추어야 할 때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지혜다. 그런데 욕망이 그 지혜를 가로막는다. 이제까지 잘 왔으니 앞으로도 잘될 거라면서, 여기서 멈추면 모든 게 허사가 된다면서 충동질을 해대는 게 욕망이다. 그런 욕망의 꾀임에 솔깃해서 더 나아가려 했다가는 망치기 십상이다. 이런 욕망에 누가 더 잘 휘둘릴까? 힘없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일까, 힘 있고 배운 자일까?

노자는 “愼終若始, 則無敗事矣”(신종약시, 즉무패사의) 곧 “처음처럼 삼가서 매조지면 망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참으로 뜨끔한 말이며, 깊은 이치가 담긴 말이다. 일이 잘 안 될 때는 앞을 보아야 하고, 잘될 때는 뒤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하는 법. 잘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을 잊게 하고 ‘삼가는 마음’을 멀리하게 하므로. 이 연재도 노자의 ‘죽간본’ 1700여 글자로 참 길게 이어왔다. 멈추어야 할 때가 이미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고전학자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3. 3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4. 4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5. 5“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5. 5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복권판매점 늘어난다…정부, 우선계약 대상에 14만명 추가
  10. 10농식품부, ‘한우의 날’ 맞아 최대 63% 할인 행사 진행
  1. 1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국제신문 지켜야” 시민단체 대표·원로 29일 법원 앞 선다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3. 3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