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케아 동부산점 등 세팅 총괄
- 퇴사 후 상업공간 디자인에 도전
- 독특한 한방병원 콘셉트로 눈길
“병원의 콘셉트부터 ‘리트릿’(retreat·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으로 잡고 시작했어요. 서늘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아닌, 환자들이 쉬어가는 공간을 원하셨거든요. 수익성을 생각하면 못 할 시도를 과감하게 했습니다. 환자 휴식 공간과 물리치료 공간을 매우 넓게 할애했고, 조명·가구·소품에서 직원 유니폼까지 병원의 목적과 지향을 감각 있게 담아내도록 신경을 썼어요. 저는 오랜 기간 가정의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해 왔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활동 반경을 상업공간으로도 넓히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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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진옥 디자이너가 자신이 인테리어를 맡았던 부산 당당한방병원 휴게공간을 설명하고 있다. |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 문을 연 당당한방병원은 기존 병원과 차별화한 콘셉트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독특한 인테리어 덕에 우주선 분위기를 내는 물리치료실, 적절한 공간 활용으로 2인실 효과를 얻은 4인실, 북유럽 모던 스타일을 입힌 병실이 환자들의 만족감을 높였다. 인테리어를 맡았던 성진옥(46) 디자이너는 “기능성을 놓치지 않은 디자인으로 조화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실용적이고 모던한 디자인 스타일은 성 씨의 경력과도 관련이 깊다. 그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간 일본 이케아 디자인팀 부총괄을, 2014년 국내 이케아 1호점인 광명점 오픈 당시 디자인 디렉션을 맡았다. 이후 기흥점(3호점)과 동부산점(4호점) 쇼룸 세팅을 총괄했고, 2019년 퇴사 이후에도 프리랜서 자격으로 서울 천호동과 신도림동에 문을 연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레이아웃 기획 등을 진행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탐구해 인테리어와 가구에 반영하고, 그것이 편리하고 윤택한 일상으로 이어지는 이케아의 철학이 성 씨의 작업에도 반영됐다.
그는 “이케아는 한국에 들어오며 ‘홈퍼니싱’ 개념을 성공적으로 갖고왔고, 인테리어와 가구 선택에 대한 소비자 시각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며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 환경호르몬 우려 등을 불식시키는 안전성 등이 국내 가구 마켓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 것 같아 성취감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이케아에서 매번 다른 프로젝트를 맡으며 다양한 도전이 주어졌고, 작업을 해나가며 두려움을 극복했던 경험이 나 자신의 성장과 확장에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인테리어 아카데미 진학으로 본격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됐지만, 이전엔 간호사 생활을 했던 독특한 이력이 있다. 대학병원 내과병동에서 일했고, 제약회사 신약 개발 업무에도 1년가량 참여했다. 결혼과 동시에 일본으로 건너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던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진로를 바꿨다.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위해 이케아를 나온 그는 “디자인은 기능성과 실용성이 갖춰지고 난 후에 빛이 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그간 해오지 않았던 병원과 같은 상업공간 디자인 등 더 많은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