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사 가파르고 힘든 바위 많아
- 부산 근교 '3대 악산' 중 하나
- 10㎞ 코스 5시간가량 걸려
- 발아래 낙동강, 정면엔 금정산
- 뜻밖의 상고대 연출에 '탄성'
이창우 산행대장이 이번에는 웬일인지 '가까운 곳'으로 가자고 한다. 운전 후 등산, 다시 운전해 부산으로 와야 하는 기자를 배려한 것일까. 최근 들어 험한 코스를 많이 걸은 점도 고려했으리라. 그러나 이때는 몰랐다. 가까운 곳이란 게 짧고 쉬운 코스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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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굴산 능선을 지나 만난 전망바위에서 처음으로 조망이 열린다. 20m가량 떨어진 또 다른 전망바위에서 이창우 산행대장이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면에 멀리 금정산과 백양산이 있다. |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오는 18, 19일 양일간 열리는 양산 원동매화축제를 앞두고 지난 2일 양산 토곡산(855.5m)을 찾았다. 매화가 서서히 꽃잎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화려한 자태를 선보이기에는 조금 일렀다. 10일께면 활짝 핀 매화를 볼 수 있을 듯하다. 기자는 매화를 본다는 생각에 토곡산이 부산 근교 3대 악산에 속한다는 것은 까맣게 잊어버렸다.
너스레를 떨었지만 토곡산은 상당히 매력적인 산이다. 800여 m를 오롯이 올라야 하는데 경사가 점점 가팔라지며 인내심을 시험한다. 정상 직전 암릉 코스를 지날 때 조망하는 기쁨도 있지만 오르내리다 바위틈에 발을 헛디딜까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겨울 눈꽃산행에서나 볼 수 있는 상고대를 남쪽에서 만나는 행운도 얻고 길게 이어진 너덜에 발이 푹푹 빠지는 낙엽이 더해져 고전하기도 한다. 다양한 산을 합쳐놓은 듯한 매력을 보여주는 산이다.
산행은 주진마을 버스정류장~들머리~용굴산 능선 만남~전망바위 2곳~원동초교 삼거리~복천암 삼거리~토곡산 정상~되돌아 나와 다시 원동초교 삼거리~헬기장 삼거리~폐헬기장~백씨 가족묘~낙동강 조망점~낙동강휴게소를 거쳐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총산행거리는 약 10㎞로 순수 산행시간은 5시간가량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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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전망바위 암릉을 오르는 이창우 대장. |
산행은 원동 주진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한다. 원동역 방향으로 200m가량 이동하면 오른쪽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산길로 접어든다. 낙동강 조망이 열리는 무덤 인근에 서니 저 멀리 김해 신어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좀 더 오르다 왼쪽 45도 방향을 보면 나무 사이로 절벽을 이루는 봉우리가 위용을 떨친다. 토곡산 정상이려니 생각하며 오늘도 힘들겠구나 생각하는데 산행대장이 한마디 툭 던진다. "저기 아냐. 토곡산 정상은 여기서 안 보여." 이래서 '토'하고 '곡'소리 난다고 하는구나 싶다. 하지만 이창우 대장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저 앞 능선에 올라붙으면 거기서는 크게 힘들지 않을 거야." 일단 보이지도 않는 정상 대신 용굴산 능선에 붙이는 걸 1차 목표로 삼고 한 발 한 발 내디딘다. 평지 없이 오르막이 이어져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몸에 땀을 내면서 서서히 오르면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
산행 초에 위로 올려다봤던 절벽이 가슴팍쯤으로 낮아지면서 드디어 1차 목표인 용굴산 능선과 만난다. 왼쪽으로 꺾는다. 10분 정도 걸으면 전망바위와 만난다. 시원하게 열린 첫 조망이다. 오른쪽으로 눈을 살짝 돌리면 겹겹이 쌓인 산이 보이는데 제일 뒤 희미한 산이 금정산이다. 왼쪽부터 장군봉 고당봉 상계봉이고 그 오른쪽이 백양산이다. 다시 20분가량 걸으면 두 번째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단순한 바위가 아니라 암릉이다. 바위 사이로 오르고 내려야 해 방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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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곡산 정상에 닿기 직전 만난 상고대 모습. 소나무가 반백이다. |
겨울이 다시 온 듯 거센 바람이 불어 손이 시릴 때쯤 이번 산행 첫 이정표가 나타난다. 왼쪽으로는 원동초등학교(2.9㎞)가 있다. 취재팀은 이정표상 토곡산 정상(0.4㎞)과 복천정사(1.4㎞) 쪽으로 직진한다. 사면에 눈발이 보이더니 산행로에도 전날 내린 하얀 눈이 얇게 깔렸다. 오래지 않아 복천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이 복천암(1.3㎞)으로 빠지는 길인데 답사로는 토곡산 정상(200m) 쪽으로 향한다. 상고대가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말께 새해를 앞두고 산행한 함백산 눈꽃산행(1005회) 때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상고대를 꽃피는 3월 따뜻한 남쪽 나라인 부산 근교에서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오래지 않아 녹을 것이라는 생각에 셔터를 눌러댄다. 정상석은 덱 위에 세워져 있다. 이정표상 직진하면 함포마을(3.6㎞), 되돌아서면 원동역(3.5㎞)과 서룡리(4.3㎞)다.
취재팀은 되돌아 나와 400m 지점에서 이번엔 오른쪽 원동초교 방향으로 내려선다. 올랐던 길과 갈라지는 지점이다. 하산길은 조난·재난 이정표를 보며 단조로움을 달랜다. 약 100m마다 설치돼 있는데 비싼 돈을 들여 이렇게 많은 이정표를 설치해야 하나 의문도 든다. 700m를 더 내려가 헬기장 삼거리에서 왼쪽 원동초교(2.2㎞) 방향으로 꺾는다. 오른쪽은 석이봉(0.9㎞)으로 가는 길이다. 다시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왼쪽 내리막길을 택하면 곧 폐헬기장이다. 헬기장 직전 나무줄기에 조각한 장승 2개가 서 있다. 상당한 솜씨다. 헬기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다 원리2 이정표에서 원동초교(1.8㎞) 방향으로 직진한다. 토곡산(1.5㎞) 표지판은 이정표에서 떨어졌다 대충 붙였는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이정표에는 없지만 왼쪽으로도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출발지 근처인 사홍선원으로 갈 수 있다.
다음 갈림길을 만나면 왼쪽으로 내려가는데 너덜길에 나뭇잎이 발목 깊이로 쌓여 더욱 조심스럽다. 산수유꽃과 비슷하게 생긴 노란 꽃이 핀 생강나무를 만난다. 생채기를 내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한다. 삼거리에서 원동초교 대신 왼쪽 능선을 따르면 왼쪽에 3개의 능선이 보이는데 가운데 능선이 우리가 올랐던 길이다. 낙동강 조망이 보이고 칙칙폭폭 기차 소리가 들린다. 원동역이 가까워졌다는 의미다. 10여 기의 백씨 가족묘를 지나면 오른쪽에 낙동강 조망점이 나타나고 이르게 꽃이 핀 진달래나무와 철탑을 지나면 트로트가 흘러나오는 낙동강휴게소와 만난다. 아스팔트를 따라 왼쪽으로 걷는다. 매화구경을 하며 걸으면 운수사 사홍선원과 지리산 한방약초휴게실을 지나 산행 출발지인 주진마을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하산길 원동매화 활짝…사진 명당은 바로 여기
- 토곡산 하산해 순매원 꽃놀이 뒤
- 원리마을 표지석 전망덱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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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 순매원 옆 전망덱에서 찍은 매화 사진. 열차와 낙동강을 한 폭에 다 담을 수 있다. |
토곡산 인근에 원동매화 사진 포인트가 있다. 대중교통으로 산행에 나선 이는 낙동강휴게소에서 내려선 뒤 아스팔트 길을 오른쪽으로 약 1.7㎞를 걸으면 순매원이 나오는데 순매원으로 내려가 매화 구경을 한 뒤 반대편 원리마을 표지석이 있는 전망덱으로 가면 된다. 차량을 이용한 사람은 순매원 방향으로 이동한 뒤 할리스 커피점에서 약 150m를 더 가면 원리마을 표지석이 있는 전망덱에 도달한다.
덱에서 순매원으로 내려가는 계단 오른쪽에 서서 순매원을 바라보면 KTX와 무궁화 등 하행선 열차가 원동역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는데 매화와 기차, 낙동강을 한 컷에 담기 위해 수많은 사진가가 포진해 있다. 평일에도 이 정도니 주말에는 자리 잡기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 사진작가는 "KTX를 찍었는데 이왕 온 김에 색깔이 고운 무궁화 열차까지 찍을 생각이다"고 욕심을 내기도 했다.
◆교통편
- 도시철도 2호선 타고 내려 137, 138번 버스로 환승을
도시철도 2호선 증산역에서 하차해 137번(오전 7시35분, 10시20분) 버스를 타고 주진마을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한다. 도시철도 2호선 양산역에서 하차할 경우에는 138번(북정 출발 오전 8시10분, 11시10분) 버스를 타면 된다.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137번 버스는 중리에서 오후 2시45분, 7시50분에 출발하는 버스 또는 천태사에서 오후 5시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해 역순으로 이동하면 된다. 138번 버스는 원동초교 인근 소원동에서 오후 2시, 5시10분, 6시45분, 10시1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스포츠레저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글·사진=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