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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좌충우돌 뉴요커에게서 배운다 /정상도

도시농업으로 먹을거리 자급자족 '로커보어'는 고령사회 새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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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8일 토네이도가 브루클린을 강타한 것은 108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내 농장을 토네이도가 초토화한 것은 직접 재배한 먹을거리에만 의존해 살아야 하는 한 달을 시작하기 일주일 전이다. 하지만 토네이도도 내가 늦은 봄 첫 삽질을 시작한 이후 발생한 여러 끔찍한 사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고급 주택가 3층집 뒷마당 70㎡가량을 이용해 40대 가장이 '도심 농장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6개월간 자신이 직접 가꾼 농장에서 수확한 먹을거리로만 한 달 동안 살기가 목표다. 예외는 소금과 후추, 커피 정도다. 그 과정을 기록한 요리 전문기자이자 평론가였던 매니 하워드의 기사는 2007년 가을 '뉴욕매거진' 커버스토리가 됐다. 이를 보완해 펴낸 책이 '내 뒷마당의 제국'이다. 그는 커리어 우먼인 아내와 두 자녀의 원망 속에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가축 우리를 짓다가 손가락이 잘리는 고통도 겪었다. 딸과 친해진 오리들을 식육 목록에서 빼지만 이웃의 신고가 두려워 새벽에 울기 시작한 수탉을 도축한다.

그는 말한다. "조금씩 목표에 다가갔다. 울타리 너머로 바쁘게 돌아가는 바깥세상이 보였다. 7개월 동안 내 삶은 겉모습뿐 아니라 움직이는 방식 자체도 달라졌다. 내 삶은 농장과 감응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내게 농장의 가능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장이 주는 한계였다."

'뉴욕매거진'은 로커보어(Locavore·지역을 뜻하는 Local과 먹다는 의미를 가진 vore를 합침·자신이 사는 주변 지역에서 난 먹을거리를 섭취하고자 애쓰는 사람) 운동을 알리고 평가할 목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로커보어 운동의 근원지라 할 뉴욕에서 이뤄진 그의 실험은 다소 엉뚱했지만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스스로 기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나라에 '도시농업' 바람이 불고 있다. 도시농업의 키워드는 생태·환경·공동체이다. 건물 옥상, 화분 상자, 정원 텃밭, 주말농장 등을 가꾸기 위한 민간 네트워크를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도시농업'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90년대 후반이며 2004년 전국귀농운동본부가 공식적으로 이 표현을 사용했다. 로커보어리즘으로 알려진 먹을거리 사회운동의 기초가 1991년 런던 시티 대학교 팀 랭 교수가 만든 '푸드마일'(먹을거리가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이르는 이동 거리)이었고 2005년 샌프란시스코의 한 모임서 자연 식품에 관심을 가진 단체가 스스로 로커보어라고 일컫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생태·환경을 고려한 먹을거리에 대한 세계적인 고민과 궤도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도시농업이 고령화사회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가 활동이 제한된 도시의 대부분 고령층은 농촌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 도시화율은 1960년 28% 선에 불과했지만 2000년엔 88%를 웃돌았다. 도시화 과정에서 농업 기반은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들어온 이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이제 경제활동에서 배제된 채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하고 있다. 이들이 자신의 집 옥상에서, 도심 텃밭에서, 주말농장에서 혹은 혼자, 혹은 가족과 함께 도시농업에 땀을 쏟을 수 있다면 한층 여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장애인 및 고령자 대책과 도농 교류를 목적으로 우리의 주말농장과 비슷한 개념의 시민농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9년 특정농지대부법, 1990년 시민농원정비촉진법을 제정해 법적 기반을 닦았다.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자치단체들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2007년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경기 광명시는 지난해 12월, 수원시는 지난 3월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이에 비한다면 부산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제정된 '부산농업농촌지원에 관한 조례'에 도시소비자농업 지원에 관한 선언적 항목을 포함했을 뿐이다. 도시의 생태계 순환 구조 구축과 시민 공동체 형성, 안전한 먹을거리와 농업의 공익적 가치 인식은 바로 우리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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