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중국과 일본을 우습게 보는 나라 /송문석

`되놈` `쪽바리` 간주 잠재의식, 외교정책으로 연결되어서야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구상에서 중국과 일본을 우습게 보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밖에는 없는 것 같다. 중국은 '되놈', 일본은 '왜놈'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중국이 대국굴기(大國堀起)의 깃발을 높이 쳐들고 세계로 호호탕탕 짓쳐나가고 있건 말건 '명월이한테 반한 비단장수 왕서방' 보듯 하고, 일본이 세계 최첨단의 제조업을 가진 경제대국이건 말건 1500여 년 전 백제시대 왕인 박사에게 논어와 천자문을 배우고 문화세례를 받은 미개한 '쪽바리 나라' 이상으로 취급하려 하지 않는다. 중국인은 청나라 말엽 아편에 절어 눈이 풀린 아편쟁이나 꾀죄죄한 입성에 부둣가 인력거꾼쯤으로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 머물러 있으며, 일본인은 가랑이 사이나 겨우 가리는 훈도시를 차고 글도 모르는 미개한 왜구의 모습으로 화인처럼 박혀있다.

이것은 자신감인가, 터무니없는 오만함인가. 아니면 막걸리 한 잔에 취해 네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우기다 "옛날 우리집 외양간에서는 금송아지를 키우고, 윗대 할아버지가 영의정 좌의정을 했다"며 큰소리 치는 허풍쟁이의 거품인가. 휴가나 업무상 어쩌다 중국 관광지 몇 곳을 돌아보고 와서는 "중국은 아직 멀었어"라며 일부 불결한 화장실과 무질서 등을 중국의 전부인 양 재단해버리고, 축구 한·일전이라도 벌어지면 사정없이 일본의 모든 것을 깔아뭉개버리는 편협한 민족주의는 참으로 놀랍고 용감하기까지 하다. 힘과 내실을 갖춘 상태에서 두 나라에 대해 우월감을 갖는다면 그것은 자신감의 또 다른 표현이고 국가적 에너지의 발현으로 볼 수도 있겠다. 다만 상대국에 대한 예의와 언어적 절제, 배려만 갖춘다면 말이다. 그런데 한·중·일 3국의 물고 물리는 기나긴 역사 속에서 우리가 당한 것은 감추고, 조금이라도 잘난 것만 부풀려 상대를 아랫길로 내려보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다. 이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힌 자기만족 혹은 자위는 될지언정 미래에도 이들 국가와 지지고 볶고 살 수밖에 없는 지정학적 위치상 결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편견이다.

중국과 일본이 최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놓고 벌인 총성 없는 전쟁은 우리가 은연중 두 나라에 가졌던 '되놈' '쪽발이' 수준의 통념을 더이상 고집할 수 없음을 일깨운다. 중국은 장차 한국과 '동북지역(만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토·국경분쟁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가동해 고구려 발해사를 중국사에 편입시켰고, 일본은 틈만 나면 독도 영유권분쟁을 일으켜 속을 홱 뒤집어놓는 나라다. 두 나라는 그야말로 영토와 역사에서 우리와 떼놓을 수 없는 인접국가다. 그런 두 나라인지라 양국이 17일 동안 벌인 영토분쟁을 결코 멀뚱거리는 눈으로 쳐다볼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1라운드 대회전 결과는 '중국의 힘'과 '힘의 외교'에 대한 새삼스러운 확인이고, 불뚝 일어선(굴기) 파워 차이나의 각인이었다. 그리고 중국에 넉다운돼 충격과 분노 속에 잠겨 있지만 재빨리 '실리찾기'로 사태를 수습하는 일본의 기민함도 돋보인다. 표면적으로는 '항복'이고 '굴복'이지만 '심모원려의 달인' 일본이 결코 이대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고, 그런 점에서 '센카쿠열도 전쟁'은 아직 끝난 전쟁이 아니다.

지금은 '팍스 아메리나카(Pax Americana)'를 구가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 시대를 열 것이라며 미국과 'G2'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 이런 중국에게 세계경제 2위 자리를 넘겨주고는 있지만 타고난 근면성과 성실함, 정교함과 친절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일본의 각축전 속에 한반도가 고를 선택지는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독도문제가 터지자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마추어리즘적인 한풀이식 외교나 친미 일방적인 외교노선으로 중국의 반발을 자청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행태는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분단된 한반도의 지정학적 경제학적 군사적 입지상 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외교역량이 필요할 때다. 중국과 일본, 시퍼런 눈으로 지켜봐야 할 대상이지 색안경을 끼고 폄하할 국가들이 결코 아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감만 우성스마트시티·뷰, 북항 재개발에 인근 新주거타운 부상…트램 추진도 특급 호재
  2. 2[사설] 공무원이 과반 정보공개 심의위원 개선책 서둘러야
  3. 3[서상균 그림창] '생까기' 훈련?
  4. 46월 독자권익위원회
  5. 5[감성터치] 곰용 씨의 여름 옥상 /이정임
  6. 6[도청도설] 무심천 흐르는 욕망
  7. 7서면 위클리스타, 5개 역사 인접 교통 프리미엄 갖춘 오피스텔
  8. 8[세상읽기] 아이들에게 예술을 찾아주자 /조갑룡
  9. 9기장 정관박물관, 가족을 위한 전시회 ‘빚고 찍은 고려’ 개최
  10. 10[국제칼럼] 섬뜩한 현실, 더 섬뜩한 정치 /이경식
  1. 1 ‘대북 해결사’ 박지원 앞세워 남북교착 뚫을까
  2. 2북한 최선희 “북미회담설에 아연…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
  3. 3통합당 국회 복귀…공수처·검언유착 특검 가시밭길
  4. 4주호영 “지역 선심성” 발언에…반박도 못한 부산 통합당
  5. 5이낙연 지지 최인호 “견마지로” 김부겸 미는 박재호 “유세 지원”
  6. 6여당 중영도 지역위원장에 박영미…김비오 총선 후보 중 유일 고배
  7. 7‘갑질’ 김문기 결국 행문위원장 낙마
  8. 8北 최선희 부상 “협상으로 우리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
  9. 9비건, 내주 사흘간 방한 뒤 일본 방문…코로나19 등으로 중국 안갈듯
  10. 10정부, 임시 국무회의서 '3차 추경 배정안' 의결 예정
  1. 1감만 우성스마트시티·뷰, 북항 재개발에 인근 新주거타운 부상…트램 추진도 특급 호재
  2. 2서면 위클리스타, 5개 역사 인접 교통 프리미엄 갖춘 오피스텔
  3. 3
  4. 4
  5. 5
  6. 6
  7. 7
  8. 8
  9. 9
  10. 10
  1. 1 일요일 흐리고 곳곳 소나기…부산 19~25도·서울 20~27도
  2. 2부산 코로나 추가 확진 1명 … 멕시코서 입국
  3. 3통영에 코로나19 첫 확진자. 선원 취업 위해 입국한 외국인
  4. 4시민 향해 폭죽 터뜨리고 도주 … 부산 해운대서 미군 검거
  5. 5부산 음식점·제과점 마스크 착용 의무화 … 13일부터
  6. 6코로나 신규 확진 ‘사흘째 60명 대’
  7. 7통영 한산대첩축제, 코로나19로 올해 취소
  8. 8‘초등생 첫 확진’ 광주 북구 학교 180곳 12일까지 등교 중지
  9. 9대전서 코로나19 확진 70대 숨져…지역 두번째
  10. 10대구·경북 구름 많고, 내륙 소나기 내려
  1. 1맨유, 본머스에 5-2 완승…'4연승 상승세'
  2. 2첼시, 왓포드전 2-0 리드로 전반 마쳐…'지루·윌리안 골'
  3. 310경기 만에 깨어난 이동준, ‘2골 2도움’ 원맨쇼
  4. 4세리나 새 복식 파트너? 3살 딸과 테니스 코트 등장
  5. 5김민선 맥콜·용평리조트오픈 정상…3년 3개월 만에 KLPGA 통산 5승
  6. 6추격·버디쇼·역전…이지훈 ‘개막 드라마’
  7. 7트라이애슬론 추가 피해자 6일 기자회견 예정…지인 "처벌 받아야"
  8. 8손흥민 리그 9번째 도움 … 토트넘, 챔스리그 본선행 적신호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냉면으로 하든지’ /김강희
부산 관광·마이스 산업 생존 솔루션 /이봉순
기자수첩 [전체보기]
공공의료 확충 꿈만 꾸면 늦다 /김준용
예술인 특성 고려한 지원책 필요 /김민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방탄소년단 슈가와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후반기 시의회 스스로 위상 강화를 /이병욱
집값 잡겠다는 정부 믿을 수 있나 /장호정
도청도설 [전체보기]
무심천 흐르는 욕망
2+1 책임제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손편지의 위로
빈자일등(貧者一燈)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추억이며 현재인 ‘기사식당’
시럽빙수, 팥빙수, 망고빙수
사설 [전체보기]
환경 문제까지 심각한 김해신공항 보완책은 있나
공무원이 과반 정보공개 심의위원 개선책 서둘러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6·25전쟁, 끝내야 한다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젤리츠는 왜 거꾸로 그렸나
뒷모습을 그린 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민선 7기 반환점…갈 길 먼 지방분권
질본 승격 논란이 남긴 것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6월의 뱃노래
장미꽃과 하프와 5월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빈티지가 중요한가요?
감성을 스치는 샴페인과 펫낫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