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야구는 멘털 게임이다 /최원열

롯데 준PO 탈락… 평정심 잃은 결과

박찬호·추신수처럼 정신력으로 재무장, 내년 가을 노리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영화의 물결이 출렁이기 시작한 부산은 축제 분위기다. 하나 마음 한편에서는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썰렁하고 씁쓸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내리 3년을 가을야구 '맛보기'만 봤기 때문이다. 구도 부산 팬들이 그토록 열망했던 정상 고지가 바로 눈앞까지 다가왔는데, 아뿔싸 첫 시험대에서 낙마해 버렸으니 이를 뭘로 표현할 수 있으랴.

거인 군단의 준플레이오프 성적 2승 3패는 나름대로 선전한 결과다. 그간 3전패와 1승 3패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스릴(?) 만점의 승부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납득할만한 수준'의 경기를 펼쳤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4차전 사직 경기에서 패했던 날,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려는데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젊은이가 느닷없이 다가와서는 "홈경기에서 만날 지니 쪽팔려 죽겠다"며 상의를 거칠게 벗어 버렸다.

그 심정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되돌아보면 '복기'해봐야할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컨디션에 문제가 없어 보였던 에이스를 왜 초반에 끌어내렸을까. 구원 투수가 몸이 풀릴 때까지 놔두질 않고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불펜진을 투입한 절박한 이유가 있었나. 투수 앞 땅볼 때 느린 주자가 3루로 뛰는 것을 왜 저지하지 못했는지 등등. 속상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터이다.

아깝게 졌던 3차전을 패인이라고 지적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그때가 분수령이었다. 이후 거인들은 추풍낙엽처럼 대패 행진하며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같은 2승 3패라도 승과 패를 주고 받으며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것과 2연승 후 3연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을 듯하다. 상대에 주눅들지 않고 '노 피어(no fear)' 정신으로 나섰던 1, 2차전과 2%의 아쉬움이 남았던 3차전, 그리고 불안과 조급증을 드러내며 스스로 무너진 4, 5차전으로 이어졌다. 롯데가 결국 '골리앗'의 신세가 된 원인이 여기에 있다. 평정심을 잃고 마음이 흔들렸던 것이다.

흔히들 멘털(mental) 게임, 다시 말해 정신력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스포츠로 골프를 꼽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타이거 우즈다. 파워로 상대를 압도했던 우즈는 프로골프사에서 전설로 기록될 만한 인물이다. 그런 골프황제가 요즘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세마저도 불안해 과연 우즈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 결정타가 혼외정사로 인한 가정 파탄이었다. 이혼 위자료로 물경 9200억 원을 주고 간신히 수습하기는 했으되, 경기력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예전의 우즈는 샷 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 못할 정도로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한마디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던 그였다. 하지만 멘털이 무너지면서 졸지에 황제의 위력을 잃어버렸다.
골프 못지않은 멘털 게임이 야구다. 박찬호와 추신수를 보라. 척박하기 짝이 없는 미국 메이저리그 풍토에서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도 통산 124승으로 아시아투수 최다승이라는 금자탑을 쌓고, 2년 연속 3할대 타율에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그들을. 도대체 무엇이 작용했던 것일까. 그것은 오뚝이 정신이 아니었을까. 쓰러져도 좌절하지 않고 굳건하게 일어서는 불굴의 정신력 말이다. 퇴물 취급을 받으면서, 부상으로 장기 결장했지만 대기록을 세워 멘털 야구의 진수를 보여준 우리의 자랑스러운 영웅들이다. 더욱이 이들에게는 거인 군단처럼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팬들도 없었다. 소속팀들이 최하위권 성적이어서 '외로운 투쟁'을 해야만 하는 어려움까지 이겨내야 했기에 그 성과가 너무나 값진 것이다.

찬호는 말했다. 달콤한 사탕을 먹어서 탈이 났다면 그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없어진다고. 거인들은 잠시 탈이 났을 뿐이다. 발전은 변화에서 생기며 성공은 결국 인내하는 자에게 주어진다는 찬호의 다짐을 교훈 삼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기른다면 정상의 문은 활짝 열릴 것이다. 5차전 때 한 팬이 들고 나온 피켓이 깊은 울림으로 와닿는다. '롯데는 내년 가을에도 돌아온다. 최고의 팬들과 함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134> 10주년 갈맷길 7선④ 금정산성 동문~노포버스터미널
  2. 2버스업계·노조 “시, 경영권 과도한 침해…생존권 사수” 단체 행동 예고
  3. 3부산 시내버스 재정지원금 ‘상한’ 둔다
  4. 4700여 년 세월 견딘 아라홍련 자태에 흠뻑 빠지다
  5. 5조선 최고 권력자와 천대 받던 승려, 한글 창제 손잡다
  6. 6[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조정석·윤아 코미디냐, 류준열의 액션이냐…여름 극장가 대결
  7. 7주강현의 세계의 해양박물관 <13> 이탈리아 해군역사박물관
  8. 8폐선부지 수목 제거 놓고 환경훼손 논란
  9. 9‘라이온 킹’ 25년 만에 실사 구현…리얼리티 살렸지만 감동 죽었네
  10. 10부산여행 탐구생활 <22> 탐방선 타고 낙동강 둘러보기
  1. 1정두언 전 의원 극단적 선택한 이유, 발견 된 유서 내용 보니…
  2. 2첨생법 뭐길래...국회 재논의에 관심
  3. 3합참 "서해 행담도 해상서 '잠망경 추정 물체 발견' 신고 접수"
  4. 4평화, '분당열차' 출발…反당권파, 제3지대 신창창당 본격 모색
  5. 5합참 "오인신고·대공용의점 없다"…'잠망경 소동' 6시간에 종료
  6. 6청와대 조선·중앙일보에 “이게 진정 국민의 목소린가”… 지적한 제목 보니
  7. 7한·아세안 정상회의 맞춰 10~12월 아세안 국민 비자 수수료 면제
  8. 8부산 남구, ‘19년 대학생 행정체험형 단기인턴 오리엔테이션 실시
  9. 9文대통령-5당 대표, 내일 靑 회동서 對일본 합의문 발표할 듯
  10. 10부산 남구, 관내 종합사회복지관 무더위 쉼터 운영
  1. 1‘BIFC 위워크 핀테크센터’ 입주문의 쇄도…18일 설명회
  2. 2메가마트몰, 21일까지 가격파괴 쇼핑 축제
  3. 3동물 훈련가·요트 정비사…정부, 청년 新직업 키운다
  4. 4헬로우스시, 아침 식사용 전복죽 한정 판매
  5. 5친환경·LNG선 대세…새 먹거리 찾는 업체 110곳 몰려
  6. 6한국 기업, 반도체 소재 공급처 ‘脫일본’ 시동
  7. 7저비용항공사들 일본 노선 감축·중단
  8. 8명의 위장 유흥업자 등 민생침해 탈세 163명 세무조사
  9. 9주가지수- 2019년 7월 17일
  10. 10중금속 다 잡는 기술, 전기 필요없는 ‘혼족’용…정수기의 진화
  1. 1제헌절은 '국경일'인데 왜 안 쉴까?
  2. 25호 태풍 ‘다나스’ 북상…우리나라 관통할까? 경로 보니
  3. 3부산 경남 17일 밤부터 장맛비…18일까지 최대 150㎜
  4. 4태풍 다나스 한일 기상청 예상 경로 보니
  5. 5육군 군무원 채용관리…간헐적 서버접속불가 이유는? 전화상담은 어떻게 받나
  6. 6故 정두언 빈소 찾은 김승우··· 어떤 인연이?
  7. 7시중 판매 텀블러 표면에서 납 다량 검출…유해 물질 기준 없어
  8. 8'타다' 등 플랫폼 사업 합법화…사업규모 따라 기여금 내야
  9. 9유니클로, “불매운동 오래 가지 않을 것”…5일만에 임원 발언사과
  10. 10제헌절, 5대 국경일 중 유일하게 빨간날 아닌 이유…왜?
  1. 1KT, 외국인 선수 뮬렌스, 쏜튼 영입 전망
  2. 2한국, 월드컵 2차예선 북한·레바논·투르크·스리랑카와 한조
  3. 3오승환,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국내 복귀하나
  4. 48월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박인비·고진영 출전
  5. 5오승환 시즌 아웃 “팔꿈치 수술 한국에서 받을 예정”
  6. 6부산 아이파크, 개성고 권혁규와 준프로계약
  7. 7다이빙 우하람, 3m 스프링 올림픽 티켓 땄다
  8. 8부산 kt, NBA 출신 용병과 계약 눈앞
  9. 9개성고 3학년 권혁규, 고교생 K리거로 뜬다
  10. 10한국,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우즈베크 피하고 남북 대결 성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나는 느린 도시가 좋다
기고 [전체보기]
오징어 금지 체장 강화? 현장 소리 듣길 /정성문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도 산업재해 /김광용
기자수첩 [전체보기]
창업 정책 보는 시각 교정할 때 /민건태
수변공원 해법, 야구장에 있다 /김진룡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나이 듦의 미덕’이라는 어려운 과제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기꺼이 불효를 저질렀습니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음악과 통일
국악, 월드뮤직을 꿈꾸며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한국 ‘기술독립’이 급하다 /조민희
더는 ‘난국’이 없어야 한다 /김태경
도청도설 [전체보기]
남녀 상금 격차
빛 바래는 ‘멜팅 팟’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낭독의 문화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은근한 풋내, 곤드레밥
대통령도 즐긴 화포 메기국
사설 [전체보기]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 확고한 의지로 밀어붙여라
택시·플랫폼 업계 상생안, 보다 나은 서비스 계기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정년, 노인 연령 기준 그리고 노인 복지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고흐보다 더 아파보였던 의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파괴적 정쟁 역사의 데자뷔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제대로 이뤄질까
부산시 정무라인을 향한 시선들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7월의 음악예찬
플래툰과 현을 위한 아다지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온도
와인 속의 삼총사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1952년 부산 영도 해안
  • ATC 부산 성공 기원 달빛 걷기대회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