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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 벌써 다음 대통령 선거 얘기를 /조경근

2년이나 이른 논쟁… 현 정권 실망의 반영

삼류정치서 벗어나 제대로 된 정책대결 국민에게 보여줘야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10 21:20:5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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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 선거에 대한 얘기가 빨리 나오는 것은 대개 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의 반영이다. 18대 대통령선거가 2012년 12월에 있을 예정이니 벌써부터 그 얘기를 하는 것은 빨라도 너무 빠르다. 그런데도 최근 여야 모두에서 차기를 향한 행보가 활발해지고 언론이 후보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종 발표하다 보니 다음 선거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모 일간지에 재미있고 의미 있는 칼럼이 실렸다. '너무 많은 이무기가 들끓는 연못에 사는 물고기들의 삶은 무척 피곤하다'는 것이었다. 이 글은 크게 두 가지 주장을 담고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줄 능력 있는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감이 되지도 못하는 인사들이 벌써부터 설쳐댄다는 것이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 좀 일찍 시작해도 좋은 것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장래를 결정하는 대주제에 대한 열띤 논쟁이다. 형식은 정당 간, 지도자 간, 정책참모 간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얼렁뚱땅 백과사전식 책 한 권을 만들어 정책집이라고 내놓는 것보다야 좀 이르더라도 주장들이 진지하게 부딪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고, 국민에게 차분히 판단할 시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주제는 다음 세 가지를 포함해야 한다. 첫째, 남북한 관계다. 독일통일의 초석을 다진 빌리 브란트 서독수상은 1969년 취임하면서 보수 세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목적과 방법이 분명한 동방정책을 추진했다. 이 정책은 강경책과 대화거부가 분단을 심화시킨다는 논리에서 출발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도 같은 논리 위에서 만들어졌다. 다만, 차이는 사심이 개입되거나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통일에 도움이 될 구체적인 양보를 경제지원에 대한 대가로 늘 동독으로부터 받아냈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하게 요구한 대가는 인적 교류였다. 그 결과 통일 직전인 1986년 170만 명, 1987년 500만 명, 1988년 670만 명의 동독인이 서독을 방문했고, 이것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1990년 통일 선포의 튼튼한 밑바탕이 되었다. 헬무트 콜 수상은 공산체제들이 무너지는 1989~1990년의 혼란기에 통일 관련 4강인 미국 영국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를 상대로 외교력을 발휘해 마침내 통일을 이루었다. 당시 콜 수상은 통일독일이 미래 이익을 위해 NATO 회원국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콜은 중립화 통일안을 고집한 고르바초프에게 50억 마르크를 주고 그의 양보를 얻어냈다. 마지막 순간에 훌륭한 베팅을 한 것이다. 우리의 대북, 통일정책이 어떤 목표와 방법을 추구할지 수박겉핥기 식을 뛰어넘는 논쟁이 필요하다.

둘째, 경제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기획된 경제정책을 통해, 민주화의 시기에는 그 부작용을 혹독히 체험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살아남기 위한 자구 노력으로 오늘의 한국경제가 이루어졌다. 지나고 보니 이명박 정부의 747공약이 당선을 위한 선거구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게 돼버렸다. 이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에도 불구하고, 대운하와 4대 강 사업 강조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747이나 대운하의 누를 다시 범하지 않으려면, 균형 잡히고 지속가능한 한국 경제정책의 목표와 방법론에 대해 내용 있고 신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는 학계와 언론이 심도 있는 논쟁의 유발과 지속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하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문제들이다. 고령화, 저출산, 청년실업, 교육, 지역균형발전 등이 포함된다. 예컨대, 저출산 정책을 보면 답답하다. 젊은 부부들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을, 책상머리에서 자료만 뒤지니 몇 푼 지원하는 안만 쏟아진다. 관건은 자기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근거리 탁아시설 확충과 직장 탁아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이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가 초만원'이라는 구호가 1980년대에 나온 것이니 국가정책이 도대체 20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주먹구구 식이다. 장기 예측력까지 갖춘 실효적 정책들이 토론되어야 한다.

이제는 정치도 삼류를 벗어나야 한다. 수없이 말한 바, 제대로 된 정책 대결이 그 길의 하나다. 경성대 교수·기획조정처장


※사외 필자의 견해는 본지의 제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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