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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검사 하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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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권상우가 TV 드라마 '대물'에서 하도야 검사로 출연,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 카바레에서 사모님들을 유혹하던 고등학생 제비에서 검사로 성장, 과거 놀던 경험을 살려 호스트바에 잡입수사해 국회의원 부인을 체포하고 집권당 대표를 시골지청으로 연행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해임된 뒤에는 대검 청사에서 검사윤리강령,"검사는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를 외치며 울부짖는다. 검찰에서는 이런 검사를 흔히 '이나카 사무라이'(시골무사)라 한다. 자아도취에 빠진 고집불통이란 뜻으로 호오(好惡)의 감정이 함께 실린 것일게다.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도 검사 시절엔 결기를 보여준 적이 있다. 안 대표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담당검사로 축소 은폐될 뻔한 사건 내막을 파헤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서슬 퍼렇던 전두환 정권 시절이다. 그는 결국 정권의 압력 때문에 옷을 벗어야 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강력부 검사 때 청와대 민정수석, 치안본부 간부, 서울시장 등 전·현 정권 실세들이 연루됐던 노량진수산시장 강탈사건이나 슬롯머신업계 비리를 수사하면서 외압에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 '돈키호테'라는 애칭도 얻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검사로서 크게 입신하지 못한 건 그만큼 역대정권의 검찰조직이 굴절돼 있었기 때문이다.

청목회 로비건으로 국회의원 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이 정치인들의 공적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당과 민노당, 진보신당이 목소리를 함께해 검찰 비난에 열 올리는 걸 보니 일제시대에도 못해냈던 좌우합작, 진보-보수 대연합이 드디어 이뤄졌다는 착각도 든다. 안상수가 "국회의원 무시"라며 경고하고 홍준표가 "대포폰 수사 물타기"라고 비난하니 "건망증 환자가 아니면 정치 못 한다"는 말이 과연 맞다. 검찰의 청목회 수사방식이 거칠지는 몰라도 못할 일을 한 건 아니다. 시청자가 하도야 검사에 공감하는 건 수사방식이 세련돼서가 아니라 우직한 열정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검찰이 그나마 빛났던 때는 눈치보지 않는 수사를 했을 때다. 좌고우면하는 지혜(?)란 돌고돌다가 결국 자기 보신책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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