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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574> 焜爐

빛날 혼(火-8)화로 로(火-16)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1-09 21:02:11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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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마네 현에 있는 카라가마 신사의 신전 모습. 철기문명을 가지고 온 우리 조상을 기리는 신사이다.
焜爐(혼로)는 일본에서 '곤로'라고 읽는 한자말. 우리말 사전에선 '풍로' 또는 '화로'라고 바꿔 쓰라고 권하고 있다. 곤로를 일본말로 생각하는 탓이다. 사실 焜爐는 예전 중국에서 만든 한자말. 熱爐(열로) 또는 熾爐(치로)라고도 불렀다. 熱爐나 熾爐는 말 그대로 열을 이용하기 위한 화로를 가리키는 말. 주로 집을 덥히는 난방용 화로를 가리킨다.

난방용 火爐(화로)는 불을 견딜 수 있는 놋쇠나 곱돌 따위로도 만들지만 본디 질화로, 곧 흙을 빚어 만든 화로를 주로 썼다. 여기 숯불을 담아 추운 겨울을 났다. 風爐는 아래쪽에 구멍을 뚫어 바람이 통하도록 만든 화로. 風爐의 모양이나 원리가 焜爐와 닮았다.

연배가 좀 있는 분이라면 '곤로'는 '석유곤로'이다. 부엌을 마련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집에 사는 도시 주민들이 밥을 해먹으려 하나씩 장만하던 물건이다. 우리나 중국의 화로가 주로 난방용인데 비해 일본 곤로는 주로 炊事用(취사용), 곧 밥을 지어먹기 위한 이동식 화덕이기 때문이다.
곤로는 본디 스에키(須惠器·수혜기)라는 옛날 陶爐(도로)에서 나왔다. 陶爐는 질화로의 한자말. 스에키의 다른 이름이 카라가마(韓竈·한조)이다. 카라는 여러 뜻이 있지만 카라쿠니(韓國·한국), 곧 우리 한반도 남부의 옛 나라를 가리키는 말. 카라가마는 한국에서 온 가마라는 말이다. 6세기 무렵 만든 카라가마가 일본에서 출토된 적이 있다. 아래에 아궁이가 있고 위에 시루를 얹은, 우리네 소줏고리를 꼭 닮았다.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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