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을 3주 앞두고 가격 조사 전문기관이 4인 가구의 추석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2021년 이후 4년 만에 30만 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폭우와 폭염 등으로 ‘추석 물가’가 치솟지 않을까 염려한 것과 달리 사과와 배 가격이 내려간 데 따른 결과다.

다만 가격이 오른 품목도 적지 않아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한국물가정보는 올해 추석(10월 6일)을 3주가량 앞둔 지난 12일 전통시장에서 조사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29만9900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추석 3주 전에 한국물가정보가 조사한 결과보다 1.2%(3500원) 줄어든 금액이다. 물가정보는 매년 추석 3주 전에 전통시장에서 3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해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공개한다.

그간 전통시장 차례상 장보기 비용(3주 전 기준)은 ▷2021년(8월 31일) 27만4500원 ▷2022년(8월 22일) 30만 원 ▷2023년(9월 11일) 30만9000원 ▷지난해(8월 26일) 30만2500원을 기록했다.

물가정보 조사 결과만 본다면 올해 차례상 비용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20만 원대로 낮아지게 된다.

물가정보는 “올해 해당 비용이 줄어든 것은 비중이 큰 과일 가격이 하락한 데 이어 공급량이 회복된 채소류 가격도 내려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과와 배는 폭염과 폭우로 생육이 지연되고 있으나 올해 추석이 지난해 추석(9월 17일)보다 3주가량 늦어 명절 출하량에는 문제가 없다”며 “홍로(사과)와 원황(배) 품종뿐 아니라 다른 품종까지 더해져 선택지가 넓어졌다.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추석을 24일 앞둔 지난 11일 홍로 사과 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7110원으로 지난해 추석 24일 전(8월 24일)의 2만7711원보다 601원 저렴했다.

원황 배 상품 10개 가격은 지난 11일 2만7049원으로 지난해 추석 24일 전의 3만3504원보다 19.3%(6455원) 떨어졌다.

전통시장에서 품목별 가격을 보면 사과(3개)와 배 가격은 지난해 1만5000원에서 올해 1만 원으로 33.3%씩 내렸다.

시금치(1단)는 8000원에서 6000원으로 25.0%, 무(1개)는 4000원에서 2500원으로 37.50% 각각 하락했다. 배추(1포기) 가격도 1만 원에서 9000원으로 10.0% 내려갔다.

반면 햅쌀과 가공식품류, 축·수산물류 가격은 올랐다. 햅쌀(2㎏)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27.3% 상승했다. 송편(1㎏)과 시루떡(3장)은 각각 1만 원에서 1만2000원으로 20.0%, 조기(3마리)는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5.0% 각각 올랐다.

아울러 물가정보는 이번 조사에서 대형마트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이 39만1350원으로 지난해보다 0.7%(2810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동훈 물가정보 팀장은 “추석까지 3주가 남아 장보기 물가에는 태풍 발생 여부와 가을장마 등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올해 농산물 작황이 좋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