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는 조현 외교부 장관의 언급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통령실은 5일 “조 장관의 발언은 한중간 일부 사안에 이견이 있더라도, 민생 및 역내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한중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이라면서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중관계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조 장관은 중국과의 관여 필요성을 관련국들에 제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음을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동북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이웃 국가들에 다소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고, “우리는 중국의 부상과 도전을 상당히 경계하게 됐다”고도 말했다.

이는 중국이 국제 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을 무시하고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해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켜왔으며, 한국 서해상에 구조물을 무단으로 설치한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중국이 문제’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취임 후 첫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마친 조현 외교부 장관이 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8.3 연합뉴스

다만 조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에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며 중국이 양자뿐만 아니라 역내 현안에서도 국제법을 준수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라고도 밝혔다.

조 장관의 중국 관련 언급에 주한 중국대사관은 지난 4일 “현재 중국은 주변국들과 모두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절대다수 주변국도 중국과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외교의 우선 방향으로 삼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미국의 레토릭을 따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원의 뤼차오 원장은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조 장관의 발언은 신중한 줄타기 외교를 반영한다”면서 “한국은 제3자의 레버리지로 이용되기보다는 일관성과 진정성을 갖고 행동해야 된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아시아태평양 글로벌전략연구원의 둥샹룽 연구원은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조 장관의 정책 기조는 미일 쪽으로 편향돼 있으며, 중국 평가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담론 체계를 계속 쓰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 대중 무역에서 많은 흑자를 거뒀고 중국 굴기의 수혜자임에도 중국 굴기에 대해 경계감을 표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