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꾸준히 개헌 추진 의지를 밝혀온 우원식 국회의장이 27일 개헌론을 재점화했다. 우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개헌의 문을 열고, 이후 여러 차례 나눠 개헌을 하자”고 밝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모두 개헌을 언급한 만큼, 합의 가능한 부분부터 개헌에 착수하자는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7주년 제헌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우 의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저와도 여러 차례 얘기했다. 이번에는 국회의장도 발 벗고 나선 셈이고 대통령께서도 의지가 분명하다”며 “대선 과정에서 모든 후보가 개헌을 (공약으로) 걸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건상 충분히 개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개헌을 한 번에 끝내자는 게 아니다. 개헌의 문을 열고 여러 차례 나눠 개헌해도 된다”며 “1단계 개헌에는 국민 공감대가 넓은 5·18 헌법전문 수록, 국회의 계엄 승인권, 감사원의 국회 이관, 지방자치 분권, 국민 기본권 등을 이견 없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구조 개편은 2단계에서 논의할 수 있다.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도 할 수 있으면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4년 연임제 얘기가 나왔을 때 독재와 장기집권 우려가 제기됐는데 그는 “절대 아니다. 4년 연임제는 중임을 연이어 한 번만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지난달 개헌 특위 출범 시기를 9월 말, 10월 초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그는 “개헌이 블랙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가 안정화되는 시기가 9월 말쯤 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전임 정부 시절부터 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개헌 자문 안을 완성했다고 설명한 뒤 “개헌특위가 전국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