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이 국제관광도시 사업을 추진한 지 4년 차를 맞았다. 부산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과 더불어 국제적 인지도도 높아졌다. 부산이 글로벌 거점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지금 상황을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이에 국제신문은 ‘부산관광 도약, 지금이 적기’를 주제로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2회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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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2일go’를 촬영하고 있는 모습. 부산관광공사 제공 |
- 올들어 외국인 관광객 100만 명
- 내년 2월 미쉐린 가이드도 발간
- 엑스포 홍보 더불어 세계가 주목
- 특화 콘텐츠로 내실 강화 필요성
- 4~6일 전역서 크리에이터 축제
- 광안대교 10년 만에 조명 교체
- BIE 실사단이 감탄했던 을숙도
- 생태공원 인프라 구축도 막바지
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 ‘트립닷컴’의 ‘2023 인기 급부상 여행지’ TOP2 도시. 세계적 여행 매거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2023년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와 체험 장소 25곳’ 중 유일한 아시아 도시. 모두 부산을 설명하는 수식어다. 그만큼 부산 관광에 대한 세계적 평가와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목표로 범국가적 활동을 펼친 영향도 크다.
이는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률로도 나타난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107만6263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2% 증가한 수치로 전국 평균(373%)을 웃돈다. 다른 시·도와 비교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내년 2월에는 세계 레스토랑·호텔 평가서 ‘미쉐린 가이드’ 부산 편도 발간된다. 이렇듯 글로벌 관광 인지도를 쌓은 부산이 진정한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려면 집중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그 답은 ‘콘텐츠’에 있다. ‘사진만 찍고 떠나는’ 관광지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부산만의 특화된 콘텐츠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이니까 선택했다” |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야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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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니까.” “부산은 가능성이 있다.” ‘핑크퐁 아기상어’ ‘태양의 서커스’ 등을 비롯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 콘텐츠 업계가 부산과의 협업을 결정한 이유다. 도시 인구 경제력과 문화 수준 등에 있어서 부산은 이미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에는 부산시와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협업한 축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시는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부산 전역에서 ‘월드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부산’을 연다고 1일 밝혔다. 시가 주최, 부산관광공사가 주관, 틱톡이 협력하는 이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도시 사업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다.
최고 2400만 등 수백만의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외 유명 크리에이터 130여 명이 부산 전역을 돌며 관광하는 모습을 콘텐츠로 만든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넘어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까지 공략한다. 시는 숏폼 등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면서도 현재와 미래의 관광을 주도할 세대에 특화한 부산 대표 콘텐츠 축제로 월드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최대 5000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축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대 행사로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에서는 전 세계적 유행을 일으킨 ‘북톡(BookTok)’과 연계한 팝업 부스가 열린다. 북톡은 책장을 보여주거나 지금 읽는 책을 소개하는 등 자신의 독서 경험을 틱톡에 공유하는 캠페인이다. 이 행사는 틱톡 측 제안으로 마련됐다. 틱톡은 최소 3개월 이상 부스를 운영한다. 부산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보수동 책방골목을 활성화하고, 신구 트렌드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부스 방문자나 이벤트 참가자에게는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한다. 상품권으로 구매한 책을 우편으로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부산을 배경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젊고 활기찬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매력을 널리 알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축제를 통해 콘텐츠 생산 1000건, 조회 수 2억 뷰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전 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국내외 크리에이터가 대거 부산에 모여 콘텐츠를 만들고 교류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특화’ 관건 |
지난달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을 찾은 대만 관광객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부산 관광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태섭 부산관광협회장은 부산 관광의 핵심으로 콘텐츠 특화를 제시했다. 콘텐츠 없이 명소에서 사진만 찍고 떠나는 식으로는 관광객의 재방문을 이끌기 어렵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알맹이가 되는 콘텐츠로 부산 관광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시는 부산 도심 야경을 활용한 ‘야간관광’과 자연에서 즐기는 ‘생태관광’ 콘텐츠 육성에 주력한다. 국제관광도시 사업 중 대표로 꼽히는 ▷광안대교 경관조명 개선 ▷을숙도 생태관광은 모두 2021년부터 추진돼 올해 말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부산 랜드마크인 광안대교는 이번 사업으로 10년 만에 전체 조명을 교체한다. 그동안 조명색 변화 수준에 그쳤던 ‘미디어 파사드’가 부산시 소통 캐릭터 ‘부기’ 등을 활용해 영상미를 살린 연출로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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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 인프라 구축 사업이 진행 중인 을숙도 생태공원 전경. 국제신문DB |
이 외에도 시는 해운대구 수영강 일원과 중구 용두산공원을 중심으로 야간관광 활성화에 집중한다. 올해 부산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국제 명소형 야간관광 특화도시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2일부터 오는 5일까지 부산 야간관광 명소에서는 릴레이 ‘굿밤콘서트’가 열린다. ▷에이펙(APEC)나루공원 ▷용두산공원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케이팝(K-Pop)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앞서 시는 지난 9월 한국음악콘텐츠협회와 국내 대표 K-Pop 시상식 ‘써클차트 뮤직어워즈’ 부산 정례 개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국제관광도시 브랜딩과 K-Pop 기반 콘텐츠 구축을 꾀했다.
을숙도 생태공원 관광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세계적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 생태관광을 위한 생태투어버스와 탐조카트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공원에는 생태안내소를 설치하고 자연환경해설사를 배치해 방문객이 생태관광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스토리텔링 도보길도 조성했다. 을숙도 생태공원은 지난 4월 엑스포 실사를 위해 부산을 찾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첫 방문지였다. 당시 을숙도를 둘러본 BIE 실사단은 자연과 함께하는 부산에 찬사를 보냈다. 부산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생태관광이 지니는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의미다. 부산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관광도시 공모 사업에 선정됐다. 2025년까지 국·시비 1391억 원을 투입해 글로벌 거점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