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부산항 등 전국의 주요 항만에 장기 방치된 미운항 선박을 신속하게 옮기기로 했다. 다른 선박이 오가는 것을 방해하는 데다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항만에 장기 방치된 선박.

26일 해수부는 해양경찰청과 무역항 내 장기 미운항 선박 관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방치된 선박은 각 항만의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다, 선체 손상·침몰 등으로 해양 오염 또는 항만 안전사고를 일으키거나 항만 내 질서와 미관을 해치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그동안에는 선박 운항 관리, 위험도 평가, 해양 방제 등의 역할이 각 기관에 흩어져 있어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 제기됐다.

이에 해수부와 해경은 우선 울산항에서 시작해 부산항 등 전국 무역항으로 장기 미운항 선박 관리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항행 장애를 유발할 뿐 아니라 해양환경 오염 우려가 큰 ‘고위험 선박’ 처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 해수부는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애 올라와 있는 선박 미운항 정보를 실시간으로 해경청과 공유한다. 또 해경은 선박 위험도평가 때 선박의 ‘침몰 여부 또는 침몰 우려 여부’를 평가 항목에 추가해 해수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아울러 위험도 평가 결과, 이미 침몰했거나 침몰이 우려되는 선박으로 판단되면 관리청이 직접 해당 선박을 제거할 수 있는 행정대집행도 시행한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법과 제도도 손질하기로 했다. 우선 각 지방해양수산청, 선박 검사기관 등 유관기관 간 정보 공유체계를 강화해 운항을 중단한 선박이 계선신고(선박검사 증서 반납)를 빠뜨리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한다. 또 신고 효력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 소멸하도록 법령을 개정, 장기 미운항 선박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선체 손상이나 침몰 위험이 커지는 선박에 대해서는 별도의 안전검사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항만 안전과 해양환경 보호가 목표다.

한편 해수부는 27일 울산항에서 해경 관계자를 만나 세부 일정을 확정한다. 이에 따라 고위험 선박 방치가 많은 부산항과 울산항은 연내에 처리를 진행한다. 다른 항만에서는 2027년까지 작업이 이뤄진다.

허만욱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장기 미운항 선박을 근본적으로 처리하고 항만 질서와 선박 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영구 해경청 해양오염방제국장은 “앞으로 해수부와 긴밀히 협력,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항만 환경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