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오르며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신요금 일시 인하 등 때문이다.

하지만 올여름 폭염·폭우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물가는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먹거리를 비롯해 일상 생활과 밀접한 주요 품목·분야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마트 제공

2일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이 각각 발표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 소비자물가 지수는 116.61(2020년=100)로 지난해 8월보다 1.9% 올랐다. 지난해 11월(1.5%)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월간 기준 부산 소비자물가가 1%대로 내려간 것도 9개월 만이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와 비교하면 울산(1.9%) 경남(1.9%)과 함께 가장 높았다. 지난달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역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특정 제품이 지역에 도달하는 기간에 차이가 있고 유통 방식 등도 제각각이어서 시·도별 물가 상승률이 다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둔화한 것은 휴대전화요금 일시 인하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SK텔레콤은 해킹 사태로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자 8월 한 달간 2000만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50% 감면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21.0%)과 부산(-21.0%)의 휴대전화료 물가는 뚝 떨어졌다.

통계청은 “통신요금이 전달(7월)과 같았다면 전국 기준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9월 물가 상승률은 (8월) 일시적 하락 요인(통신요금 인하)이 사라지면서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헤드라인 지표인 소비자물가가 낮아진 것과 달리 먹거리 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 부산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6.1% 급등했다. 지난 7월(1.7%)보다 상승률이 3.6배 높아진 것은 물론 지난해 7월(7.1%)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0.9%에서 8월 4.1%로 반등했고 축산물(3.6%→7.7%)과 수산물(6.7%→9.8%)도 한 달새 가파르게 올랐다. 올여름 전국을 강타한 역대급 폭염·폭우 등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부산 신선식품지수는 4.4%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에는 -1.0%였다. 신선식품 중에서는 고등어(16.0%) 복숭아(49.2%) 수박(22.2%) 조기(22.3%) 배추(16.9%) 쌀(9.9%) 등의 물가 오름세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