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소환에 불응하면서 특검팀이 강제구인 절차에 들어갔으나 무산됐다. 박지영 특별검사보는 14일 “교정당국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의 인치 지휘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최선을 다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전혀 응하지 않고 수용실에서 나가기를 거부했다”며 “전직 대통령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강제적 물리력을 동원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앞서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장에게 피의자 윤석열을 오후 3시 30분까지 서울고검 청사 내 조사실로 인치하도록 지휘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지난 10일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은 특검으로부터 지난 11일 오후 2시까지 서울고검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하라고 요구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불응했다. 이후 특검팀은 서울구치소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출정조사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날로 조사일을 재지정해 통보했으나 재차 불응당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오후 2시까지 출정하지 않았고, 피의자나 변호인으로부터 문서 또는 구두로 불출석 의사 표시도 없었다며 구속영장이 집행된 피의자에 대한 출정 조사는 형사사법 시스템상 지극히 당연한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묵비권 행사는 피의자의 권리이지만, 구속 피의자의 출정 조사 거부는 권리가 아니다는 거다. 대법원 판례 등을 살펴보면 피의자가 조사 출석을 거부할 시 구속영장의 효력에 따라 조사실로 강제구인할 수 있다는 게 특검 입장이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관측도 일찌감치 제기됐다. 윤 전 대통령이 변호인 접견을 이유로 강제 구인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변호인 접견을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을 체포·구속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지난 1월 세 차례 강제구인과 현장 조사를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변호인 접견을 이유로 거부해 모두 불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