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12·3비상계엄의 공동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된다.

법률사무소 호인 김경호 변호사는 시민 1만1000명을 대리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상대로 1인당 1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18일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한다. 소송을 낸 원고들은 김 여사를 비상계엄 선포의 동기를 제공하고, 실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공동 불법 행위자로 판단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려는 명백한 고의에 의한 불법 행위이므로 민사 책임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며 “피고들의 공동 불법 행위로 국민은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은 물론 주권자로서 지위와 민주시민으로서 자존감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은 오로지 김건희 개인을 위한 사법적 압박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행됐다”며 “김건희특검법 통과를 저지하고 자신의 국정 농단 정황이 담긴 ‘명태균 게이트’ 증거 인멸을 위해 국가의 비상대권을 사유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이에 따라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불법 행위의 가장 핵심적 동기를 제공한 교사자이자, 범행을 함께 계획하고 실행을 도운 공모자 및 방조자”라며 “공동 불법행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시민들이 비상계엄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5일 시민 104명이 낸 소송에서 “윤 전 대통령은 원고들에게 1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상대로 유사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